한화가 FA 권혁과 함께 송은범까지 품었다.
한화는 타구단 FA 협상 마감 이틀을 앞둔 2일 FA 우완 투수 송은범(30)과 전격 4년 총액 3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28일 권혁과 먼저 FA 계약을 맺은 한화는 송은범 영입 소식까지 알렸다. 대어급은 아니지만 준상급 FA 투수 2명을 데려오며 FA 큰 손 위용을 떨쳤다.
지난해에도 한화는 2명의 FA를 영입한 바 있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이용규를 타구단 협상 첫 날 새벽 밤샘 작업 끝에 계약을 이뤄냈다. 정근우는 70억원, 이용규는 67억원으로 총액 137억원. 당시 한화는 오전 7시30분 두 선수 영입을 같은 시각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권혁과 송은범의 영입 발표 시점에 4일의 차이가 있었다. 두 선수의 계약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준기 운영팀장이 지난달 28일 대구로 건너가 먼저 권혁과 계약을 완료했다. 협상 첫 날이었던 27일부터 권혁과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튿날 두 번째로 만나 계약서에 도장을 받아냈다.
반면 송은범의 계약은 생각보다 순조롭지 않았다. 27일 타구단 협상 첫 날 새벽 한화 운영팀이 가장 먼저 향한 선수가 바로 송은범이었다. 그러나 첫 협상은 결렬됐다. 양 측의 조건이 달랐고, 시각차만 확인했다. 비슷한 유형의 우완 선발 배영수가 시장에 나오면서 송은범의 한화행 가능성이 낮아지는 듯 했다.
하지만 한화는 협상이 한 번 틀어졌던 송은범과 5일이 지난 뒤 다시 만났다. 송은범은 SK 시절 스승이었던 김성근 감독의 한화에 호감이 있었다. 2일 한화와 재협상에서는 요구액을 낮추며 구단과 접점을 찾아갔다. 권혁과 계약으로 한숨 돌린 구단도 송은범의 이야기를 들어줬다. 김성근 감독의 추가 영입 기대가 있었고, 구단도 결국 송은범과 계약에 성공했다.
자칫 결렬로 끝날 수 있었던 협상이었지만 한화는 송은범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배영수라는 또 다른 FA 우완 선발이 있었지만 그보다 더 나이가 젊고 빠른 공을 던지는 송은범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2일 재협상에서도 한화 구단은 합리적인 기준에서 적정가를 원칙으로 세운 끝에 계약을 끌어냈다.
지난해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할 때 한화는 속전속결 초스피드로 계약을 처리했다. 한 번의 협상에서 도장을 받았다. 이 때문에 '사전접촉' 의혹이 정설로 굳어졌지만 올해는 두 번 이상 협상을 벌이는 진통을 딛고 2명의 FA 영입에 성공했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이룬 송은범과 계약은 구단의 끈질긴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