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신센터 하승진(29, 221cm)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김태술(30)이 도와야 한다.
전주 KCC는 2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 시즌 KCC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홈팀 인천 전자랜드를 88-77로 이겼다. 9연패에서 탈출한 KCC(6승 15패)는 9위를 유지했다.
KCC는 지난 11월 4일 전자랜드를 70-61로 이긴 뒤 9연패에 빠져 있었다. 당시 하승진이 22점, 13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한 덕이 컸다. 타일러 윌커슨도 33점을 폭발시켰다. KCC는 리바운드에서 43-31로 크게 앞선 것이 승인이었다.

하지만 3차전은 사정이 달랐다. 하승진은 돌아왔지만, 가드 김태술(장염)과 박경상(발목부상)이 모두 빠졌다. 골밑에 패스를 넣어줄 선수가 없었다. 경기 전 허재 감독은 “올 시즌 몸싸움이 심해졌다. 하승진이 최고 피해자다. 하승진이 중거리슛도 없다보니 힘들다. 살을 너무 뺐나 싶다”고 평했다.
이어 허 감독은 “하승진이 자리를 잡아도 공을 넣어줄 선수가 없다. 손 뻗은 쪽으로 공을 주라는데 딴 데 주고 있다. 가드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패스다. 국내서 이 패스를 제대로 넣어주는 선수가 거의 없다. 김태술도 트랜지션이나 픽앤롤에서 패스를 잘하는 것이다. 하승진과는 픽앤롤 자체가 힘들다”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승진의 위력을 알지만, 역량을 잘 살려줄 가드가 없다는 말이다.
KCC는 1쿼터 종료 3분 22초를 남기고 하승진을 첫 투입했다. 그는 투입과 동시에 윌커슨의 고공패스를 받아 골로 연결했다. 패스가 제대로 들어가자 골밑에서 하승진을 당할 자가 없었다. KCC는 하승진을 중심으로 2-3 지역방어를 섰다. 전자랜드는 하승진이 골밑에 떡하니 버티고 서자 부담을 많이 느꼈다. 국내최장신 하승진(221cm) 높이의 위력을 실감하는 부분이다.
문제는 KCC에 하승진의 위력을 배가시켜줄 가드가 없었다는 점이다. 김태홍은 골밑의 하승진에게 공을 넣어줬다. 타이밍은 좋았지마 위치가 어긋나 하승진이 받지 못하면서 턴오버가 됐다. 일반적인 선수와 221cm의 하승진은 패스 받는 위치도 다르다. 하지만 손기술이 떨어지는 포워드들이 그런 세밀한 패스를 하기 어려웠다.
이날 하승진은 8점, 6리바운드로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4개를 범한 실책 대부분이 골밑으로 오는 패스를 놓치면서 발생했다. 복귀전에서 25분을 소화한 하승진의 체력이 괜찮다는 점은 위안거리였다.
허재 감독은 “하승진이 아직 몸이 안 되어있는 상태다. 오펜스가 안 되서 타일러와 하승진 같이 투입했다. 승진이와 타일러가 잘 맞았다”고 평했다. 주장 신명호는 “올 시즌에 (김)태술이도 오고 (하)승진이랑 맞춰 볼 시간이 부족했다. 태술이가 대표팀에 갔다 늦게 오다보니 팀이 삐걱댔다. 앞으로 맞춰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KCC가 하승진을 제대로 써먹으려면 하루 빨리 김태술이 돌아와 서로 손발을 더 맞추는 수밖에 없다. 허재 감독은 김태술의 상태를 보고 다음 경기 투입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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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