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칸타빌레’ 설내일(심은경 분)이 한 계단 성장을 이뤄냈다. 자신을 가뒀던 틀을 깬 설내일은 사랑까지 잡으면서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그리고 설내일을 연기한 심은경도 또 한 번 성장을 이뤄내면서,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지난 2일 방송된 ‘내일도 칸타빌레’ 최종회에서는 설내일이 짤츠부르크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어린 시절 강압적인 레슨 때문에 무대 공포증이 있던 설내일은 차유진(주원 분)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인해 무대에 설 수 있었고,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그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설내일 또한 차유진의 비행기 공포증을 최면 치료로 없애주면서, 이들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완벽한 커플의 면모를 보였다. 설내일로 인해 이제 어디에서든 본인의 실력을 펼칠 수 있게 된 차유진은 설내일과 함께 떠나는 유학을 꿈꾸면서, 인생과 음악의 동반자로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설내일을 연기한 심은경의 성장이 눈길을 끈다. 심은경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연기 혹평에 시달렸지만, 그것을 딛고 일어선 것. 심은경은 설내일 역으로 캐스팅 소식을 전했을 때 원작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 팬들의 높은 지지를 얻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원작 만화를 먼저 리메이크한 일본판 드라마의 주인공 우에노 주리와 끝없는 비교를 당해야 했다. 이는 원작 만화를 더 만화처럼 끌고 갔던 일본판 드라마와는 다르게, 정극에 가깝게 연출했던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독특한 설내일의 캐릭터가 극과 충돌하면서 벌어졌던 일로, 심은경은 드라마 초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 해 실망감을 안겼다.

하지만 드라마의 중반부터 설내일의 내면의 아픔과 음악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심은경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중심을 세우며 극을 완주했고, 천방지축 소녀에서 빛나는 청춘의 성장과 따뜻한 사랑까지 풍성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드라마의 초반부터 중반을 거쳐 후반까지, 그래프로 그릴 수 있을 정도의 괄목할 만한 성과로, 그가 왜 지난 5월 열린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는지 설명했다.
드라마의 시작에 앞서 자신의 좋은 요소를 이용해 설내일을 표현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던 심은경은 당시에도 이미 설내일의 캐릭터에 대한 혼란한 생각을 전했던 바 있다. 그 때문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던 심은경은 자신의 상황과 설내일 캐릭터의 성장을 결부시켜 힘든 상황을 이겨내겠다고 말하는 영민함을 보인 바 있는데, 이는 영화 ‘수상한 그녀’를 통해 원톱 여주인공으로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던 심은경의 뚝심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시작부터, 아니 그 전부터 덜컹거리며 불안한 주행을 이어갔던 ‘내일도 칸타빌레’의 중심에서 상대 배우 주원과 하나씩 맞춰나가며 결국 안전 운행을 끝마친 심은경은 4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에서 본인 나이에 어울리는 상큼하고 예쁜 매력까지 대중에 널리 알리면서 홀가분하게 퇴장한 모습이다.
‘내일도 칸타빌레’ 후속으로는 지창욱, 박민영, 유지태 주연의 ‘힐러’가 8일 첫 방송된다. ‘힐러’는 정치나 사회 정의 같은 건 그저 재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살던 청춘들이 부모세대가 남겨 놓은 세상과 맞짱 뜨는 통쾌하고 발칙한 액션 로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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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칸타빌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