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에게 한화는 부활할 수 있는 최적의 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03 10: 05

꼭 필요한 만남이었다. 부활을 꿈꾸는 송은범(30)에게 한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송은범은 지난 2일 한화와 4년 총액 34억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5000만원, 옵션 4억원의 조건이다. 송은범은 타구단 협상 첫 날 새벽 가장 먼저 찾아온 한화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2일 재협상에서 요구 조건을 낮추며 한화행 도장을 꾹 찍었다. 
계약 후 송은범은 "한화 구단에서 나를 뽑아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김성근 감독님과 만나 설레고, 기대도 된다. 말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전성기 시절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김성근 감독과 재회가 가장 기대되는 요소. 한화 관계자도 "김성근 감독이 송은범 영입을 요청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은범은 지난 2년 동안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에 시달렸다. 2013년 SK에서 KIA로 이적하는 혼란 속에 1승7패5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7.35에 그쳤다. FA를 재수하며 야심차게 준비한 올해마저도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4승8패 평균자책점 7.32로 고전했다. 
1년의 부진도 아니고, 2년 연속 7점대 평균자책점 부진은 '일시적 슬럼프'로 보기 어려웠다. FA 시장에서 새 팀을 빨리 구하지 못한 것도 더 이상 과거 송은범이 아니라는 평가 때문이었다. 조금 더 짚어보면 2011년부터 최근 4년 연속 평균자책점이 올랐다. 하락세가 4년째라는 건 큰 위험 부담이 따른다. 
그래서 한화의 4년 34억원 투자도 리스크가 크다. 하지만 한화에는 김성근 감독이 있다. 어쩌면 김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한 투자였을지 모른다. 송은범의 특성과 활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김 감독이라면 부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 만약 송은범이 살아나면 한화 마운드에 상당한 힘이 된다. 
김성근 감독과 보낸 2007~2011년 SK에서 5시즌 동안 송은범은 164경기 42승25패9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나머지 7시즌 189경기 26승31패9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5.72를 기록했으니 김성근 감독 유무에 따라 송은범은 완전히 다른 투수였다. 다른 팀이 아니라 한화 송은범이라면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다. 
송은범은 1984년생으로 만 30세, 아직 충분히 할 수 있는 나이다. 공도 150km 안팎을 가볍게 뿌린다. 몸 상태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이 SK에서 물러난 시점부터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 한 번 무너진 밸런스는 회복되지 않았다. 제구 난조로 한 경기는 물론 한 이닝 내에서도 기복 심한 널뛰기 투구로 불안한 투구를 거듭했었다. 
하지만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전제하에 그를 잘 아는 김성근 감독이라면 충분히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 송은범이 KIA와 우선협상을 일찌감치 접고 시장에 나온 것도 김 감독과 재회를 기다린 것도 크다. 한화에는 위험한 투자가 될 수 있지만 송은범에게 한화는 부활할 수 있는 최적의 팀이다. 한화와 송은범의 만남이 서로에 윈윈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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