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은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의 협상 마지막 날이다. 이날 자정이 지나면 해당 선수들은 1월 15일까지 원 소속팀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시장에 나왔지만 7일 동안 다른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으니 원 소속팀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1월 15일이 지나도 FA 선수가 계약을 못한다면 그 해에는 선수로 뛸 수 없었지만, 이도형이 법정싸움을 벌인 끝에 단년계약 가능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아직 사인을 하지 못한 선수는 우완투수 배영수(삼성), 우완투수 이재영, 내야수 나주환(이상 SK), 외야수 이성열(넥센), 포수 차일목(KIA)이 있다. 송은범은 2일 전격적으로 한화와 계약, 원 소속팀 KIA와 작별을 하게 됐다.
시장 상황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일단 FA 시장에서 철수한 구단만 개, 삼성은 몇 년째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고 있으며 넥센 역시 시장에서 철수했다. LG는 목표했던 장원준이 다른 팀으로 가자 시장에서 발을 뺐고, 두산은 장원준과 계약을 맺은 뒤 이제는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롯데는 이윤원 단장이 "앞으로 내 임기에는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육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kt는 이미 영입한도 3명을 모두 썼기에 이제 선수영입이 가능한 구단은 한화, SK, NC, KIA 뿐이다.

이 가운데 한화도 이미 시장에서 권혁과 송은범을 사갔기 때문에 또 지갑을 열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성근 감독은 여전히 투수 영입을 원하고 있지만, 올해도 내·외부 FA 계약에 100억 원 가까이 돈을 썼기 때문에 다시 시장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 SK도 내부 FA 단속에 거액을 투자했기에 외부 FA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고, NC와 KIA는 소극적으로 관망 중이다.
따라서 이들의 원 소속팀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삼성은 4일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계약기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삼성과 배영수지만 다시 창구가 열리면 길게 시간을 끌지 않고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배영수의 마음을 돌린 건 팬들이라는 후문이다. 삼성 팬들은 신문광고로 배영수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것이 배영수를 흔들리게 했다고 한다.
나주환과 이성열 모두 이번 FA 시장에서 어느 정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선수였다. 나주환은 2루수와 유격수가 소화 가능하고, 이성열은 타격 정확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장타력만큼은 준수한 선수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가장 기대했던 구단은 kt, 그러나 kt는 시장이 열리자마자 김사율과 박기혁 그리고 박경수를 영입하면서 문을 닫았다. NC와 KIA, 한화 모두 영입 가능성은 있지만 보상선수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차일목과 이재영은 원 소속팀 복귀가 유력시된다. 무엇보다 보상선수가 가장 걸린다. 기존 구단들은 20인 외 보상선수를 주면서까지 이들 두 명을 영입하는 것에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FA 역사를 살펴보면 총 18명의 선수가 원 소속구단으로 돌아와 계약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첫 제시액보다 낮은 금액에 울며 겨자먹기로 사인을 했다. 그래도 2006년 송지만(현대)와 박재홍(SK), 그리고 2010년 박한이(삼성)는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현재로서는 5명 모두 원 소속팀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협상 마지막 날 극적인 반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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