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언니들의 등장은 언제나 강렬하다. 그리고 든든하다. 90년대를 주름 잡은 두 스타의 방문으로 성북동 셰어하우스가 오랜만에 떠들썩했다. 원조 패셔니스타 변정수와 그룹 잼 출신 윤현숙은 ‘룸메이트’의 맏언니 배종옥의 ‘절친’으로 초대돼 심야 시간을 ‘꿀재미’로 채웠다. 향수에 잠기게 하는 즐거움도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은 거침없는 입담으로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장기를 선보이며 폭풍 존재감을 선보였다. 모델 출신 변정수의 워킹에 셰어하우스는 런웨이가 됐고, 윤현숙의 복고댄스에 거실 바닥은 나이트 스테이지가 됐다. 분명 배종옥은 이날 방송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이들은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SBS ‘룸메이트 시즌2’에 출연, 프로그램을 접수했다. 센 언니들 특유의 친화력으로 처음 보는 어린 멤버들과 거리감 없이 어울렸고, 자신들의 ‘장기 자랑’에도 멤버들을 함께 참여시켜 재미있는 상황들을 양산해냈다.

변정수는 “엣날 워킹과 요즘 워킹은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이라고 원포인트 레슨을 한 후 슈퍼모델출신 멤버인 나나와 직접 워킹을 선보였다. 그는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줘야한다”며 나나에게 모자를 씌워 멋을 더해줬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은 청소기를 들고 도도한 캣워크를 선사, 웃음을 자아냈다.
오랜만에 TV에 얼굴을 비친 윤현숙은 녹슬지 않은 춤 실력으로 ‘룸메이트’ 멤버들의 댄스본능을 깨웠다. 그는 지오디 멤버 박준형와 1990년대 함께 활동하던 시절을 떠올리다 당시 자신의 히트곡에 맞춰 안무를 선보였다. 그러자 흥이 오른 멤버들이 춤판에 합세했고, 배종옥까지 흥에 겨워 춤을 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성북동의 밤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웃음과 향수만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던 걸까? 배종옥과 변정수, 윤현숙은 과거 인연을 공개하며 훈훈함까지 선사했다. 이들은 한 자리에 모여 과거를 회상했다. 변정수는 "셋이 함께 드라마를 찍었는데 당시 정말 즐겁게 일했다. 배종옥 언니 덕분에 많이 발전하게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고, 윤현숙 역시 "당시 언니의 정말 역할이 컸다"고 진심을 전했다.
가끔 집에 찾아오는 새로운 손님은 특별함을 제공하거나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다. 성북동 셰어하우스에도 강력한 한방을 가진 손님이 자주 찾아와 주길. 변정수와 윤현숙처럼 배종옥도 춤추게 할 수 있는 센 게스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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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