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발진, 트레이드보다는 자체육성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2.03 06: 00

2015 시즌을 준비중인 롯데 자이언츠는 확실한 선발투수가 단 두 명 뿐이다. 재계약 의사를 밝힌 크리스 옥스프링, 그리고 송승준이다.
올해 옥스프링은 롯데 에이스로 활약, 10승 8패 184⅓이닝 130탈삼진 63볼넷 평균자책점 4.20으로 활약했다. 송승준은 8승 11패 122이닝 89탈삼진 43볼넷 평균자책점 5.98로 데뷔 후 가장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옥스프링은 올해 롯데 최다이닝 투수로 자리매김하며 내년 기대감을 높였고, 송승준의 올해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는 5.36으로 시즌 평균자책점보다 낮았는데 내년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
롯데는 이번 겨울동안 선발투수 3명을 새로 발굴해야 한다. 작별을 고한 쉐인 유먼의 빈자리, 그리고 두산과 FA 계약을 맺고 팀을 떠난 좌완 장원준의 공백이 크다. 5선발이야 여러 선수가 돌아가면서 맡아준다고 하지만, 최소한 4선발까지는 갖춰놓아야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간다. 참고로 유먼과 장원준이 올해 소화한 이닝 합계는 306⅔이닝이다.

선발진에 빈 자리 3개 중 한 자리는 외국인투수로 채운다고 해도 나머지 두 자리는 이종운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롯데는 일찌감치 FA 시장 철수를 선언했는데, 당시 이윤원 단장은 "트레이드 등 여러 방법으로 선발진 자리를 채우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모든 구단이 선발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롯데가 트레이드를 통해 공백을 채우는 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롯데 전력에서 핵심적인 선수가 카드로 나와야 가능할 전망. 그 동안 자주 트레이드 카드로 물망에 올랐던 장성우도 내년 롯데 전력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로 자리잡았다. 때문에 트레이드를 통한 선발진 채우기는 쉽지 않다.
다른 방법은 자체육성 혹은 보상선수 지명이다. 올해 롯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던 선수는 총 8명. 이 가운데 5선발로 등판했던 선수는 김사율(7경기), 홍성민(6경기), 이상화(4경기), 배장호(2경기) 등 4명이다. 이들은 총 19경기에서 3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올해 5선발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았던 건 홍성민이다. 6경기에서 26⅓이닝을 소화, 2승 3패 평균자책점 4.78을 거뒀다. 삼진 9개를 잡는동안 볼넷 8개를 내줬는데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펼치는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다음으로 성적이 좋았던 김사율은 kt로 떠났고, 이상화(1승 3패 ERA 9.00)와 배장호(2패 ERA 11.12)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조정훈도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재활을 무사히 마친 조정훈은 현재 실전피칭까지 소화하고 있는 상황. 구속을 순조롭게 끌어올리면서 내년 복귀를 준비 중이다. 이 감독은 "이번에 또 다치면 선수생활이 힘들다"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지만 "이르면 5~6월 복귀가 가능하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밖에도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출전한 강승현과 이재곤도 기회가 있다. 강승현은 퓨처스리그 6승 6패 86이닝 평균자책점 4.71로 팀 내 다승왕에 올랐지만 1군에서는 부진(3경기 5⅔이닝 ERA 25.41)했고, 2010년 8승을 거뒀던 이재곤은 올해 1군에는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퓨처스리그에서 3승 5패 1세이브 62⅔이닝 평균자책점 7.18을 거뒀다.
분명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감독은 "오히려 재미있다. 기대가 된다"며 긍정을 이야기한다. 지금 롯데는 선발투수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자체육성을 선언한 롯데가 어떤 방법으로 선발진 자리를 채우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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