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선수라 잘 파악은 못했다. 하지만 타격 쪽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SK의 새 타격코치로 선임된 김무관(59) 코치는 팀의 가고시마 마무리훈련 도중 팀 타선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아직은 모든 선수들을 파악한 단계는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 잠재력이 있는 타선이라는 데는 흔쾌히 고개를 끄떡였다. “키워볼 만한 선수들도 있다”고 했다.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이제 잠시 휴식기에 들어가는 김무관 코치가 SK 타선에 새 바람을 준비하고 있다.
김용희 신임 감독의 제의를 받고 올해 SK의 타격코치로 부임한 김 코치는 가고시마에서 선수 파악에 주력했다. 선수들을 조언하고 가르치려면 그 선수의 특성과 장·단점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김 코치는 “차라리 어린 선수라면 잘못된 습관이 없어 장점에 맞는 지도를 하기가 편하지만 SK 선수들은 아직 파악이 덜 됐다”라고 했다. 김 코치에게 가고시마에서의 36일은 지도라기보다는 공부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꾸준히 현장에 있었던 지도자다. SK 타자들의 모든 것을 알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인 것은 모두 머릿속에 있다. 김 코치는 “상대팀 선수라 잘 파악은 못했지만 눈에 집어넣은 것은 많다”고 웃으면서 “타격 쪽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도 있고 커가는 선수들도 있다. 잘 풀어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앞으로 함께 할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가 묻어나왔다.
일단 캠프에서 가장 눈여겨본 선수는 정상호였다. 김 코치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수는 정상호로 본다. 중장거리의 큰 것을 칠 수 있는 선수다. 내년 장거리포로서 기대가 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팀 내 최고 타자인 최정이나 박정권 등 베테랑 타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올해 잠재력을 내비친 이재원 이명기 등 젊은 선수들까지 치고 올라온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타선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까지 잘 뽑으면 금상첨화다. ‘무관매직’의 빛날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김 코치의 수첩에는 선수 특성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한 글로 빈틈이 없다. 다시 봤을 때 잘못 봤던 부분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다. 이 과정은 전지훈련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마무리캠프 때는 특강을 통해 자신의 지도방식을 설명하며 선수들과의 생각차를 줄였다. 어떻게 훈련할 것인지, 또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를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선수들과 호흡을 시작했다. 이처럼 사전작업은 거의 끝났다. 프로야구의 산전수전을 모두 누비며 인정을 받아왔던 김 코치의 본격적인 능력은 내년 전지훈련부터 발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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