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칸타빌레’ 쓸쓸한 종영, 그래도 약속은 지켰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12.03 10: 16

KBS 2TV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가 시청자의 외면 속 쓸쓸하게 종영했다. 지난 2일 방송된 마지막회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4.9%를 기록한 것. 하지만 시청률 지표를 차치하고 본 내일도 칸타빌레’는 음악과 함께 성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밝고 따뜻하게 담아냈고, 시청자와의 처음 약속을 끝까지 지켜내며 의미 있게 퇴장했다는 평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클래식에 대한 꿈을 키워가며 열정을 불태우는 열혈청춘들의 사랑과 빛나는 성장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원작으로 해 국내에서도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만큼 원작을 먼저 리메이크 했던 일본판 드라마와의 비교가 끊이지 않는 등 높았던 시청자의 기대와는 달랐던 한국판 드라마의 전개가 시청자를 외면하게 했지만, 제작진은 처음의 굳은 결심을 지켜내며 한국판 드라마의 색을 지켜냈다.
# “만화를 어쿠스틱하게 풀어내겠다”

‘내일도 칸타빌레’의 연출을 맡은 한상우 PD는 일본 드라마와의 차별점으로 “원작 만화를 어쿠스틱하게 풀어내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는 원작 만화를 더욱 만화처럼 끌고 나간 일본판 드라마와는 달리, 잔잔하게 흘러가는 극 속에서 음향적인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다짐. 이에 ‘내일도 칸타빌레’는 실제 오케스트라 60명을 섭외해 한 곡당 2~3시간 정도 촬영에 몰두하면서 일본판 드라마보다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 장면을 약속했다.
이에 ‘내일도 칸타빌레’는 여러 번 거듭된 공연 장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화제를 이끌어냈다. 주원과 S오케스트라의 첫 공연, 박보검과 S오케스트라의 공연 장면은 개성 다른 지휘자의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풍성한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제공하면서 S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잡아갔다.
반면 완성도 높은 연주 장면을 위해 실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출연하다보니,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에만 시선이 쏠리면서 오케스트라 전체가 주는 감동을 덜하게 했고, 극 전체로 봤을 때는 이야기가 단조로워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원작 만화에서 단원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통해 음악적 성장을 함께 이뤄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내일도 칸타빌레’는 유진(주원 분), 내일(심은경 분), 윤후(박보검 분), 일락(고경표 분) 등 몇몇 캐릭터의 이야기만 반복되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 “연애 이야기는 양념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러브라인. 삼각은 기본, 사각, 오각이 등장해도 새로울 것 없는 드라마 속에서, ‘내일도 칸타빌레’ 또한 음악적 성장 스토리와 멜로의 밸런스가 처음부터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에 한PD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한국드라마 같지 않다는 기분을 느낀다. 신선하고 낯선 기분을 느낀다. 3회 만에 다 연애하지 않을까, 라고 걱정하고 있는 부분을 알고 있다. 그런데 원작 만화 자체가 그렇지 않다. 인격적 성숙은 꿈과 함께 간다. 학교 안의 내용에 포커스를 맞추고 연애 이야기는 양념으로 간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PD의 말처럼 유진과 내일의 러브스토리는 천천히, 음악적인 발전과 함께 진행됐다. 이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한 걸음 다가갈 때, 음악의 발전을 저해하는 본인의 틀도 함께 깨지는 식. 또 유진과 내일의 애틋했던 백허그신도 함께 유학을 가자는 유진의 진심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장치로 그려지면서 이들의 성장, 또 사랑을 응원하게 했다. 또 일락과 시원(배민정 분)의 러브라인도 바이올린 대결을 통해 시작, 끝까지 솔리스트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흐뭇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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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칸타빌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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