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에 절치부심, 지난 3개월간 묵묵히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던 '페이커' 이상혁(SK텔레콤)이 품었을 생각이다.
이상혁은 2013년 봄 혜성처럼 등장해, 그해 단숨에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세계 최고의 미드 라이너로 각광받았다. 이후 e스포츠계의 마이클 조던이라 불리면서 신적인 존재가 된 그는 2연속 롤챔스 우승까지 팀을 이끌면서 LOL판 최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후 시간은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형제팀 'S'와 1승 1패를 주고 받으면서 공식경기 연승이 끝나면서 조작의 의혹을 받았고, 이로 인해 팀 분위기가 저해되면서 롤챔스 최초 3연패 좌절, 롤마스터즈 준우승, 최종목표인 롤드컵 진출까지 좌절되면서 2014시즌을 만족하지 못하고 끝내야 했다.

여기다가 경쟁자들로 부상된 선수들이 엄청난 몸 값과 함께 차기 행선지로 '중국'을 택하면서 스포트라이트에서 잠시 비껴서는가 했지만 그는 SK텔레콤과 의리를 선택하면서 차기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롤드컵이 한창 중인 지난 9월 SK텔레콤과 계약을 연장한 이상혁은 이번 시즌 목표를 '롤드컵 2015시즌 우승'이라고 못박은 상태다.
분명 '천재형' 선수지만 '노력형' 이기도 한 이상혁의 시즌 준비를 지켜본 SK텔레콤 관계자는 "원만하면 힘든 소리를 잘하지 않는다. 동료들과 함께 롤드컵에 나가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더라. 자신이 최고가 아니라 팀을 최고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라고 그의 근황을 전했다.
다른 팀 관계자도 이상혁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정점을 찍은 선수는 시간이 지나면 기량이 내려가지만 이상혁은 여전히 경계대상 1호다. 이상혁이 빠진 SK텔레콤도 쉽지 않은 상대지만 이상혁이 가세하면 일단 그 위압감이 굉장하다. 연습 경기도 슬슬하지 않아 우리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고 있다"며 이상혁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토너먼트 방식에서 리그제로 전환하면서 롤드컵 출전은 팀 중심선수인 이상혁에게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지난 2014시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롤드컵 진출이 좌절됐던 그가 2015시즌 롤드컵 무대까지 호령하게 될지 LOL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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