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김상현 빅딜, 결국은 '루즈-루즈 게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03 13: 47

트레이드의 중심들이 팀을 떠났다. 2년 전 빅딜은 결국 '루즈-루즈 게임'으로 끝났다. 떠난 이들은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한다. 
SK와 KIA는 지난 2013년 5월6일 2대2 빅딜을 단행했다. SK가 투수 송은범과 신승현을 내주며 KIA로부터 내야수 김상현과 투수 진해수를 받았다. 트레이드의 핵심은 송은범과 김상현. 송은범은 데뷔 후 SK에서만 뛴 '인천의 아들'이었고, 김상현도 2009년 타이거즈 10번째 우승 주역으로 팀 내 상징성이 강했다. 
당시 두 선수의 트레이드는 상당한 충격을 줬다. 목적은 간단했다. 성적 향상을 위한 승부수였다. 트레이드 전날까지 KIA는 17승8패1무 승률 6할8푼으로 1위였고, SK는 11승12패1무로 6위였다. KIA는 1위였지만 불펜이 불안했고, SK는 타선에 힘을 실어줄 강력한 '빅뱃'이 필요했다. 양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빅딜이 성사됐다. 

그러나 결과는 재앙에 가까웠다. KIA는 트레이드 이후 거짓말처럼 추락했다. 송은범이 불펜에서 힘을 실어주지 못하며 뒷문 문제가 악화됐다. 송은범은 KIA 이적 후 33경기 1승6패2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설상가상 김상현이 빠진 뒤 최희섭도 부진에 빠지며 중심타선까지 흔들렸다. 사이드암 신승현이 잠깐 힘을 불어넣어준 게 전부. 
결국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신승현마저 시즌 후 FA 이대형의 보상선수로 낙점돼 LG로 떠났다. 송은범은 2014년 부활을 위해 FA도 1년 미루며 몸부림 쳤지만 어깨 부상을 당하며 27경기 4승8패 평균자책점 7.32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선발(3승6패·6.84) 구원(1승2패·8.31) 모두 기대를 밑돌았고 KIA는 마운드 불안에 2년 연속 8위에 머물며 고개 숙였다. 
SK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상현은 트레이드 후 타율 2할3푼9리 5홈런 27타점으로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SK도 6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기록이 깨졌다. 2014년에도 김상현은 대부분 시간을 2군에 있었다. 1군에서는 42경기 타율 2할6푼3리 5홈런 41타점. 진해수가 좌완 릴리프로 기대이상으로 분전한 것이 위안거리였지만 SK는 올해도 결국 5위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 비운을 맛봤다. 
트레이드를 주도했던 양 팀의 감독은 결국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선동렬 전 KIA 감독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책임을 지고 재계약을 하고도 자진해서 물러났다. 이만수 전 SK 감독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팀 성적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3년 계약 만료와 함께 재계약에 실패해 야인이 됐다. 
감독에 이어 트레이드의 당사자들도 차례로 팀을 떠났다. 김상현은 지난달 28일 kt 특별지명으로 팀을 옮겼다. SK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KIA 우승 시절 스승 조범현 감독과 재회했다. FA 자격을 얻은 송은범은 원소속구단 KIA와 우선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시장에 나왔고, 영입을 요청한 김성근 감독의 한화로 이적했다. 김상현과 마찬가지로 전성기를 함께 했던 스승과 다시 손을 맞잡고 새출발한다. 
빅딜을 단행한 팀과 선수 모두 안 좋은 기억만 남겼지만 트레이드의 성패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SK는 진해수라도 건졌다. 이것만 놓고 보면 SK의 우위이지만 KIA에는 송은범 보상선수가 남았다. KIA가 한화의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을 누구로 데려오고 키우느냐에 따라 트레이드의 최종 성패가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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