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잇따르면서 그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다. 출연자들의 사생활, 민감한 발언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최근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핫한 JTBC ‘비정상회담’이 출연자가 사생활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터키의 에네스 카야의 불륜설이 불거진 것.
‘비정상회담’은 MC(성시경, 유세윤, 전현무)를 제외하고 거의 일반 외국인들로 멤버를 구성했다. 아이돌 그룹 크로스진의 타쿠야를 빼면 모두 일반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방송 출연은 처음이었고 그 중 프랑스의 로빈, 캐나다의 기욤, 가나의 샘 오취리, 터키의 에넷스 등 몇 몇이 방송에 나왔지만 고정출연은 아니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특히 외국인들이 떼로 출연해 불꽃 튀는 토론을 벌이며 의미 있는 메시지도 전달한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며 ‘비정상회담’은 그야말로 급속도로 승승장구했다.

외국인 패널들의 훈훈한 외모와 재치 만점 입담까지 더해져 여성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았고 이들은 광고계와 방송계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으며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모았다.
특히 외국인 패널들은 그저 에피소드들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주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며 알차게 토론을 이끌었고 시청자들도 이들의 토론을 보며 새로운 시각과 문화를 접했다. 단지 재미와 웃음을 주는 것이 아닌 순기능도 하는, ‘비정상회담’은 단순한 예능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가 터졌다. 안정적으로 인기를 가지고 갈 것 같았던 ‘비정상회담’이 출연자 문제로 위기에 봉착한 것. 에네스 카야가 ‘총각 행세’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다.
앞서 ‘비정상회담’과 같이 일반 외국인들이 출연해 논란을 빚었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미녀들의 수다’. 패널들의 말실수가 결국 프로그램 폐지로 이어졌다. 한 일반 여대생이 ‘키 작으면 루저’라고 발언해 크게 논란이 일었다. 당시 KBS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줄을 이었다.
이뿐 아니라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 중 독일인 베라 호흘라이터가 자국에서 발간한 에세이에서 한국인을 비난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방송에서는 한국에 대한 호감을 표현했지만 정작 에세이에는 정반대의 생각을 담은 것. 일반인 출연자에 대한 문제는 SBS ‘짝’, KBS 2TV ‘안녕하세요’ 등에서도 빠지지 않고 발생했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건 일반인들이 연예인만큼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출연자의 과거와 개인 행적에 대한 사전 조사가 완벽하게 이뤄지는 건 어렵다. 특히나 에네스 카야의 이번 일처럼 방송 출연 전 있었던 사생활 문제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쉽게 드러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제작진에서 철저히 사전 검증을 한다고 해도 방송 후 언제 터질지 모른다. 이에 이번 일로 완벽한 검증이란 불가능하다고 보인다.
‘비정상회담’에서는 바른 말만 하고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 ‘터키 유생’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던 에네스 카야가 방송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소문으로 그 충격은 배가됐다. 진실여부를 떠나 논란 자체가 문제가 된 케이스다. 더불어 일반인 예능의 ‘철저’한 검증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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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