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김유미(24)가 본격 연기자 행보를 걷는다. 지난 2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한음음악원 퀸카인 채도경 역으로 등장한 김유미는 많지 않은 분량에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청자에 첫 인사를 건넸다.
늘씬한 키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등 미스코리아 진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우월한 미모는 시청자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겼고, 차유진 역 주원과 주고받는 자연스러운 호흡이 극의 초반 몰입도를 책임졌다. 김유미는 오랫동안 꿈꿨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그 자체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거듭 전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첫 연기를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첫 작품을 좋은 분들과 함께 즐겁게 했어요. 촬영장은 항상 화기애애했어요. 또래 친구들과 소통도 잘 되는 편이고요. 제가 극에서 주원의 전 여자친구 역할이라서 주원과 계속 연기를 같이 했는데요, 서툰 부분에 대해 조언을 많이 받았어요.”

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다는 김유미는 현장의 전혀 다른 방식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학교 내에서 배웠던 연기와 실전 연기가 달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연기를 전공했는데, 현장에서 실제로 연기하는 건 전혀 달랐어요. 저는 제가 배웠던 것만 생각하고 현장에 갔는데, 현장 분위기 속에 녹아드는 게 긴장이 되고 힘들었어요. 학교는 뭐든지 시도를 할 수 있고,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데, 실전에서는 준비가 철저히 돼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과 맞춰나가면서 작품 하나를 만들어가요. 모두가 모여서 완성품을 만들어 나가는 거였죠.”
특히 김유미는 자신의 첫 캐릭터, 채도경을 연기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도도해 보이지만 속내는 사랑스러운 채도경의 입체적인 면모를 보이고 싶었다고. 때문에 분량에 대한 아쉬움이나 서운함은 없었다고 전했다.
“도경이는 엘리트이고,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도도하고 완벽한 여성인데, 그 이면에는 남자 주인공을 굉장히 사랑하고, 그래서 설내일(심은경 분)을 질투하는 인물이에요. 사랑스러운 면모를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더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성악 전공인 도경 역할의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성악 전공이다 보니까 평소에 잘 안듣던 오페라도 많이 듣고, 오페라 가수가 연기하는 것도 많이 봤던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실제 성악을 전공하는 분도 만나서 어떤 제스처를 하는지, 입모양은 어떻게 하는지 같이 공부하고 의논했어요. 조수미, 외국 오페라 가수들의 영상을 찾아보고, 나중에 내가 하는 모습을 녹화해서 보면서 수정했죠. 서툴렀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한데, 이번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부터 얘기를 했을 때, ‘칸타빌레’라는 작품 속에서 특별한 악역의 캐릭터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감독님이 하셨어요. 화합되는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싶다고요. 그래서 마지막에도 도경이가 주원과 심은경의 관계를 인정하고 떠나는 걸 택했던 것 같아요. 작품의 흐름상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분량보다는 이 작품에 함께 하고, 잘 마쳤다는 거에 대해 감사해요.”

또한 김유미는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리메이크 하면서 발생했던 두 가지 시선으로 뜨거운 화제 몰이를 했던 드라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시청률은 화제성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슈가 많았던 만큼 사람들의 관심도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항상 이슈가 많았던 만큼 사람들의 관심도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해요. 좋은 점과 나쁜 점, 양쪽의 시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대로 작품을 만들어나갔어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팬이었던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김유미는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모든 인물이 음악과 더불어 성장을 이뤄낸 것처럼, 본인도 한 단계 성장을 꿈꾸고 있었다. 이미 미스코리아에서 연기자로 입문한 그에게는 한 단계의 성장이 이뤄진 셈이다.
“아직까지는 저를 ‘미코’ 김유미로 아는 사람이 더 많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미코’ 김유미 보다도 배우 김유미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서, 좋은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다가가고 싶어요. 배우 김유미로 불리고 싶어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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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