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적' 배영수, 15년 청춘 바친 삼성과 이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03 21: 19

결국 이별이다. 15년 청춘을 바친 삼성을 떠난다.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33)가 결국 삼성을 떠나 한화에 새둥지를 튼다. 배영수는 3일 타구단 협상 마감일에 한화와 3년 총액 21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26일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동안 삼성과 계약에 이르지 못한 배영수는 결국 한화 이적을 최종 결정했다. 이제는 그는 삼성이 아닌 한화 선수가 됐다. 
배영수의 이적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칠성초-경복중-경북고 출신으로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배영수는 2000년 연고팀 삼성에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2년차였던 2001년부터 1군 주력 투수로 자리 잡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2004년 17승 평균자책점 2.61로 활약하며 MVP와 골든글러브를 휩쓸었다. 2004년 한국시리즈 4차전 10이닝 비공인 노히터 투구는 최고 하이라이트. 

2005~2006년에는 삼성의 통합우승 2연패를 이끌었다. 특히 2006년 팔꿈치 인대가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 팀 우승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당시 한화와 한국시리즈에서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5경기에 나와 2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우승을 위해 팔꿈치를 바쳤다. 
그러나 우승과 맞바꾼 희생의 대가는 컸다. 2007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1년을 재활한 배영수는 그러나 더 이상 과거의 강속구를 뿌리지 못했다. 150km를 기본으로 찍던 직구 구속이 140km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2009년에는 1승12패 평균자책점 7.26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야구인생 최대의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완급조절에 눈을 뜨며 정교한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로 재기했다. 2012년 12승, 2013년 14승을 올리며 다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예전처럼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해도 그의 투구에는 노련미가 더해졌다. 시련을 겪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배영수를 보며 삼성 팬들은 애틋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이별이 충격이다. 배영수는 올해 25경기 8승6패 평균자책점 5.45로 다소 부진했고, 구단은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그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결국 시장에 나온 배영수는 팬들의 복귀를 염원하는 간절한 바람에도 이적을 결정했다. '프로의 세계는 비즈니스'라는 것을 새삼 실감한 순간이다. 
배영수는 삼성에서만 15년을 뛰며 394경기 124승98패3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했다. 124승은 삼성에서만 뛴 투수로는 최다승 기록이다. 무려 7번의 우승을 함께 하며 자신의 청춘을 다바친 삼성, 이제는 적이 되어 만나야 할 운명이 됐다.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도 추억이 한 페이지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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