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몰렸던 한국전력이 쥬리치-전광인 쌍포의 분전과 블로킹 라인의 호조에 힘입어 OK저축은행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전력은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5세트 혈투 끝에 3-2(19-25, 25-17, 22-25, 35-33, 16-14)로 역전승했다. 승점 2점을 보탠 한국전력(승점 19점)은 3위 대한항공(승점 22점)에 3점차로 따라 붙었다. 반면 OK저축은행(승점 23점)은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며 2위 수성에 만족해야 했다.
1세트는 OK저축은행이 쉽게 가져왔다. 상대 주 공격수인 쥬리치와 전광인을 틀어막으면서 한국전력의 예봉을 꺾었다. 9-8로 앞선 상황에서 시몬의 연속 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린 OK저축은행은 세트 중·후반 송명근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여유 있게 세트를 풀어나갔다. 반면 한국전력은 쥬리치, 전광인이 세트 내내 침묵했다.

그러나 2세트는 분위기가 달랐다. 한국전력의 서브에 OK저축은행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한국전력이 치고 나갔다. 전광인이 살아나면서 1세트에 분전했던 서재덕과의 양 날개가 살아났다. 13-11에서 쥬리치의 퀵오픈으로 기선을 잡은 한국전력은 그 후 시몬의 백어택을 전광인이 가로 막으며 16-12까지 앞서 나갔다. 그 후 한국전력은 전광인 서재덕은 물론 최석기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2세트를 25-17로 이기고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 초반도 한국전력의 분위기였다. OK저축은행의 리시브가 계속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전력은 이 호재를 십분 활용했다. 세터 권준형의 토스가 안정을 찾으면서 전광인 서재덕 쥬리치가 고른 득점력을 선보였다. 8-2에서는 시몬의 공격을 최석기가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분위기를 살렸고 이어 속공까지 덧붙이며 10-3까지 앞서 나갔다.
그러나 한국전력의 범실이 이어지는 사이 OK저축은행이 힘을 내며 중반 분위기는 팽팽해졌다. 시몬이 힘을 내며 맹추격, 끝내 11-11 동점을 만들었다. 막판 집중력도 OK저축은행이 앞섰다. OK저축은행은 20-20에서 박원빈의 속공, 쥬리치의 공격 범실로 2점을 앞서 나갔고 22-20에서는 하경민의 속공을 시몬이 잡아내며 결정적인 점수를 얻었다. 이후 한국전력에게도 기회가 갔으나 24-22에서 쥬리치의 오픈 공격을 박원빈이 가로막으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4세트도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였다. 한국전력은 세트 중반 최석기 하경민의 블로킹, 그리고 쥬리치의 안정적인 득점으로 앞서 나갔다. 23-20까지 앞서 나가 세트를 잡는 것이 유력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시몬의 블로킹, 송명근의 행운의 득점, 그리고 다시 이어진 시몬 송명근의 연속 블로킹으로 24-23으로 대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끝까지 버텼고 34-33에서는 시몬의 백어택을 최석기가 떨어뜨리며 4세트 혈투를 마무리했다.
5세트 들어 한국전력은 최석기가 시몬을 계속 잡아내며 기세를 올리며 8-3까지 앞서 나갔다. 이후 공격수들이 돌아가면서 활약하며 OK저축은행의 추격을 뿌리쳤다. 양팀 모두 비디오판독 요청하는 등 혈투를 펼쳤다. OK저축은행이 세트 중반 시몬의 맹활약으로 12-12까지 쫓아오며 흥미로운 양상이 이어졌으나 결국 한국전력이 듀스 끝에 경기를 가져갔다. 15-14에서 서재덕의 서브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전력은 쥬리치가 31점, 전광인이 19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블로킹이 결정적이었다. 최석기가 상대 주 공격수인 시몬을 여러 차례 가로막는 등 총 8개의 블로킹으로 15점을 보탰다. 하경민도 3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는 등 블로킹 싸움에서 17-12로 앞섰다. OK저축은행은 시몬이 올 시즌 개인 네 번째 트리플크라운(후위 23점, 블로킹 5점, 서브 5점)을 기록하는 등 49점을 올렸고 송명근도 21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으나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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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