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오퍼 도전자 ①] 서울 출신 강정훈,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2.04 06: 50

"꿈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서울팬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이 하나 있다. 2011년 최용수 감독이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을 때 '슈퍼서브' 역할을 쏠쏠히 해내던 강정훈(27)이 효창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생구단 서울 이랜드FC의 공개 테스트 'The Offer 2015'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이랜드는 3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선수단 구성을 위한 공개 테스트 'The Offer 2015'를 개최했다. 오는 5일까지 3일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될 이번 공개 테스트에는 140여 명 이상의 선수들이 참가해 프로 무대를 향한 꿈의 도전을 이어간다.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열리는 1차 테스트에는 약 14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마지막 5일 2차 테스트에 진출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강정훈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2010년 서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해 29경기 출전 2골 2도움을 기록한 강정훈은 이번 테스트에서 충분히 주목받을만한 경력의 선수였다.
"올여름 서울에서 정리되면서 부산교통공사로 가게 됐다"고 말문을 연 강정훈은 "거기서 훈련하고 경기도 뛰었다. 지금은 시즌 끝난지 한달 정도 됐고, 개인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 등 훈련하며 몸을 유지해왔다"고 이야기했다. 부산교통공사와 계약은 반시즌이었고, 이적시장은 얼어붙었다. 상주 상무 입대마저 불발된 그에게 이번 공개 테스트는 절실한 기회인 셈이다.
강정훈은 이랜드에 도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수도권 팀이고 FC서울과 더비라는 메리트가 있다. (더비가)성사될수 있다는 걸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출신인 그에게는 각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 팬들이나 스태프들이 내 모습을 보고 ‘열심히 하는구나 잘됐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싶다. 내가 잘 되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진 강정훈은 "지금도 서울 팬들이 많이 연락한다. 어떻게 알았는지 메신저나 카톡으로 연락한다. 연을 끊지 않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자신을 잊지 않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절박함이 깃든 각오인만큼, 이번 테스트에 임하는 결의도 남다르다. 강정훈은 주변 그 누구에게도 이번 테스트를 받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가족도 모른다. "이뤄내고 이야기해야 떳떳하니까"라고 다부지게 답한 그는 "만족은 못하지만 선수들과 몸을 부딪히면서 뛸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다. 처음 데뷔할 땐 다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잃어버리고 나니 좋은 팀에서 훈련하고 경기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걸 알았다"며 아이같은 미소를 지었다.
주목받는 신예에서 잊혀진 선수가 되기까지, 강정훈은 그 짧았던 순간을 돌이키며 "한순간에 모든게 다 사라지고 없더라"고 반추했다. "많이 힘든 시기를 보냈고 마음고생도 심하게 했는데, 어차피 내 인생이니까 스스로 개척해나가야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는 강정훈은 "축구를 그만둘 지도 모르는 기로에 서있다. 하지만 꿈을 아직은 포기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늘도, 희망의 지푸라기를 잡기 위해 엄동설한의 축구장 위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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