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시장에 나왔으나 현실은 냉정했다. 19명의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중 4명이 2차 협상 기간까지 내년 둥지를 찾지 못했다.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원소속팀 복귀인데 선수별로 온도차가 있는 분위기다.
올해 FA 시장은 총 19명의 선수들이 시장에 나왔다. FA 시장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최정(SK, 4년 86억 원)을 비롯해 8명의 선수들이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중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시장에 나온 11명의 선수 중 7명(장원준 권혁 박기혁 김사율 박경수 송은범 배영수)는 타구단협상 기간 중 새 둥지를 찾았다. 하지만 나주환 이재영 차일목 이성열의 계약 소식은 끝내 전해지지 않았다.
kt가 먼저 세 명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이 선수들의 차가운 겨울이 예고됐다. 나머지 팀들의 상당수가 외부 FA에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kt의 선택은 이 선수들에게는 악재가 됐다. 여기에 FA 시장에서 유일하게 활발했던 한화도 투수 세 명을 영입하면서 야수들의 자리가 더 비좁아졌다.

다른 구단과도 협상은 가능하지만 이제 가장 현실성이 있는 시나리오는 원소속구단 유턴이다. 이성열의 경우에는 원소속팀 넥센과의 1차 협상 당시 분위기가 그렇게 험악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타력이 있는 좌타 외야수라 팀 내에서도 어느 정도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넥센이 1차 협상 당시의 제시액에서 크게 후려치지 않은 금액으로 계약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차일목 역시 KIA 유턴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KIA 역시 시장에 나가 가치를 알아보려는 차일목을 제지하지는 않으면서 만약 새 팀을 찾지 못할 경우 유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일목의 연봉 덩치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 만큼 그간의 공헌도를 감안해 적절한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강하지 않은 KIA 포수진도 한 명의 포수가 절실하다.
다만 나주환과 이재영의 경우는 원소속팀 SK에서 다소간 난색을 표하고 있다. SK는 두 선수와의 협상이 결렬된 뒤 두 선수에게 쓸 예산을 다른 FA 선수(최정 김강민 조동화)들에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잡고는 싶지만 예산이 문제”라는 말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첫 제시액보다 크게 후려칠 경우 선수 측에서 반발할 수 있어 고민이 크다. 나주환 이재영의 경우는 모든 팀들과 접촉할 수 있는 4일 이후에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는 데 다소간 시간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