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 현대캐피탈, 케빈 효과 업고 반등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04 07: 05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침체에 빠져 있던 팀 분위기를 되살리고 있다. 프랑스 출신 공격수 케빈 르루(25)가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 초반 기대에 못 미쳤던 현대캐피탈이 ‘케빈 효과’를 업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렇다면 남자부는 일대 혼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부상이 있었던 아가메즈를 퇴출시키고 케빈 영입을 결정한 현대캐피탈은 공교롭게도 케빈이 뛴 2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케빈의 활약이 그 속에 숨어 있었다. 케빈은 2경기에서 52.11%의 공격 성공률을 보이며 팀의 주포 몫을 했다. 그리고 강력한 서브, 209㎝의 큰 키에서 나오는블로킹 능력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성격도 밝다. 아가메즈만한 명성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오히려 ‘한국형 외국인’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호철 감독은 2일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완승한 뒤 케빈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아직 확답은 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의 모습은 괜찮다는 것이 골자다. 김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외국인 선수가 아프다보니 팀 분위기가 침체됐었다”라고 털어놓은 뒤 “케빈은 선수들과 어울려서 경기를 할 수 있는 선수”라며 팀 조직력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물론 케빈의 기량이 기존 한국프로배구의 외국인 선수를 뛰어넘는 것은 아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1일 “실제 경기를 보지 못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아가메즈나 산체스(대한항공)보다 나은 선수라고 보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다만 팀 분위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을 달지 않았다. 아가메즈의 경우 경기 중 국내 선수들이 다가가기는 어려운 캐릭터의 선수였지만 케빈은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는 유형이다. 그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에는 현대캐피탈 국내 선수들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 있다. 신 감독은 “여전히 멤버는 현대캐피탈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빈의 반대편에는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국가대표 레프트 문성민이 있다. 윤봉우 최민호로 이어지는 센터진, 권영민 최태웅으로 이어지는 세터진, 그리고 명실상부한 최고 리베로 여오현이 버티는 후방도 물샐 틈이 없다는 것이다. 케빈이 레오나 시몬(OK저축은행)과 같은 원맨쇼를 해주지는 못해도 국내 선수들과 잘 융화될 경우 화학 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타 팀 관계자들의 경계다.
아직 한국무대에 적응해야 하고 체력도 완전치 않지만 케빈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세터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있는 단계인데 맞추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현재 승점 16점으로 5위에 머물고 있는 현대캐피탈이지만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있다. 3위 대한항공(승점 22점)과의 승점차는 6점으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거리다. 올 시즌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분전으로 흥미를 더해가고 있는 남자배구 판도에 현대캐피탈이라는 터줏대감이 가세한다면 시즌 막판까지 진흙탕 싸움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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