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리얼하고 발칙한 예능프로그램이 탄생했다. 내 연인 앞에서 썸을 탈 수 있고 진하게 아이 콘택트도 할 수 있다. 여기에 가벼운 스킨십까지도 가능하다.
지난 3일 JTBC 커플관찰 예능 ‘비밀연애’가 첫 방송됐다. ‘비밀연애’는 일반인 다섯 커플이 본인의 연애 상대를 숨기며 함께 생활하는 프로그램으로, 마지막까지 들키지 않고 비밀 연애에 성공한 커플들에게는 총 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로 누가 연인인지 모른 채 모인 다섯 커플이 ‘짝 맞히기’에 나섰다. 서로의 이름과 나이 등 신상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커플을 골라내야 했기 때문에 초반부터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커플인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연기도 더해졌다. 내 여자친구, 내 남자친구가 바로 옆에 있어도 처음 만나는 사이처럼 굴어야 했다.

가장 먼저 첫 인상 순위에 따라 등장한 남자는 자신이 앉고 싶은 여자의 옆에 앉아야 했다. 내 연인이 다른 이성의 옆에 앉아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첫 번째 관문이었다. 이어 함께 장을 보고 식사를 준비하면서 묘하게 벌어지는 신경전도 또 다른 관문이었다. 내 연인이 다른 이성과 함께 있는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봐야 하는 상황.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이 예상됐다.
특히 서로의 얼굴을 보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 미션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얼굴형이 어떤지, 눈썹은 두꺼운지, 얼굴에 점이 몇 개인지 자신의 연인을 보듯 유심히 봐야 했다. 상금을 위해 참아야 하지만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을 상황이었다. 그렇게 연인들에게 시험에 들게 하는 미션이 계속됐고 결국 한 커플이 첫날 탈락했다.
‘비밀연애’는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 보통의 연예인들처럼 연기를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들키기도 쉽다. 이러한 점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다. 서로를 속고 속이는 과정에서 누가 연인인지를 맞히는 미스터리하고 긴장감 넘치는 내용이 색다르기도 하다.
그러나 파트너를 바꿔 두뇌 심리게임을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할 수 있는 상황. ‘비밀연애’의 김민지 PD도 이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을 유쾌하게 풀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BS ‘짝’ 이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등장해 기대를 모으고 있고 동시에 우려도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도 남의 연애사가 재미난 소재인 것처럼 ‘비밀연애’도 비슷한 맥락에서 프로그램만의 신선하고 발칙한 재미에 관심이 쏠린다.
또한 여느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이 그러했듯 ‘비밀연애’가 화제가 되는 수준까지 올라가기에는 쉽지 않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남녀연애를 심리 서바이벌 형식으로 풀어내 ‘짝’을 잇는 대박 예능으로 떠오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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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비밀연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