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투구는 대한민국 최고다".
한화 김성근(72) 감독이 베테랑 우완 투수 배영수(33)까지 품었다. 한화는 타구단 FA 협상 마감일이었던 지난 3일 배영수와 3년 총액 2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권혁과 송은범에 이어 배영수까지 데려오며 가장 큰 취약점이었던 마운드를 대폭 보강했다.
아직 30대 초반의 권혁·송은범과 달리 배영수는 30대 중반으로 향한다는 점에서 위험부담이 없지 않다. 역대로 투수 FA들이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한화의 배영수 영입은 리스크가 크다. 그런데도 한화가 배영수를 데려온 것은 김성근 감독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

김성근 감독은 배영수가 원소속구단 삼성과 우선협상 기간 동안 계약하지 못하자 전화통화를 한 번 했다. 배영수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구단을 통해 정식으로 영입을 요청했다. 한화 구단도 장고 끝에 배영수와 접촉했고, 전화통화 이후 이어 첫 만남에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렇다면 김성근 감독은 왜 배영수에게 끌렸을까. 2000년 삼성 2군 감독 시절 신인으로 들어온 배영수와 개인적인 인연과는 별개다. 김 감독은 "인연이 있는 선수는 많다. 인연과 영입은 다른 문제"라며 "기본적으로 투수가 필요했고, 배영수도 아직 충분히 10승이 가능한 투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주위에서는 배영수 나이가 있다고 하지만 10승 정도는 할 수 있다. 송은범은 당연히 그 정도 해줘야 한다. 배영수와 송은범 모두 다시 재생시켜야 한다. 될 때까지 이미지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건 권혁 역시도 마찬가지다"라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약속했다.
특히 김 감독이 배영수를 높이 평가하는 건 그의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이다. "언제 보더라도 배영수의 최고 장점은 공격적인 투구다. 대한민국에서 최고 잘하는 게 아닌가 싶다. 성격도 그렇고 투구 자체도 도망을 다니지 않는다. 언제 보더라도 이 녀석 대단하구나 싶었다"라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배영수는 커리어가 있는 선수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게 그 부분이다. 우리 선수들이 보고 배울 것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상에서 바닥, 다시 바닥에서 정상까지 숱한 경험을 쌓은 배영수가 고참으로서 어린 선수들의 모범이 되어달라는 주문. 10승만큼이나 기대하는 '배영수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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