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3명! 김성근 감독도 놀란 한화 프런트 '특급정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04 10: 30

"구단에 고맙다". 
한화 김성근(72) 감독도 조금은 놀란 눈치였다. FA 영입을 요청을 했는데 이렇게 다 이뤄줄 줄은 몰랐다. 김 감독이 요청하면 한화 프런트는 즉각 움직였다. 어떻게든 선수를 다 잡아왔다. 김 감독에게 남의 이야기와 같았던 외부 FA 영입이 한화 부임 후 무려 3명이나 뚝 떨어졌다. 
한화는 지난 3일 배영수까지 전격 계약하며 FA 영입 3명 한도를 모두 채웠다. 권혁과 송은범에 이어 배영수까지 김 감독이 영입을 요청한 선수들을 모두 데려온 것이다. 권혁과 4년 32억원 계약을 시작으로 송은범과 4년 34억원, 배영수와 3년 21억5000만원으로 총액 87억5000만원의 몸값이다. FA 광풍이 휘몰아친 이 시대에 적절한 협상 전략으로 비교적 적정가에 계약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세 선수의 최소 보상금 22억2000만원까지 합하면 한화가 외부 FA 3명 영입에 들인 금액은 총 109억7000만원. 201억3000만원을 들인 지난해보다는 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올해 FA 영입에 100억원 넘게 투자한 구단은 한화가 유일하다. FA 시장에 2년 연속 100억원 이상은 쓴 것도 한화가 최초. 
금액보다는 정성이 더 대단했다. 한화는 노재덕 단장과 김준기 운영팀장 등 협상 실무자들이 FA를 앞두고 김성근 감독과 꾸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FA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할지 계획을 짰다. 당초 노렸던 야수 1명이 재계약하며 투수 3명을 채우는 쪽으로 빠르게 선회했다. 
타구단 협상 첫 날 새벽 인천으로 이동해 가장 먼저 접촉한 송은범과 첫 협상에서 결렬됐지만 당황하지 않고 제2안이었던 권혁과 접촉했다. 김준기 팀장이 두 번이나 대전과 대구를 오가며 권혁과 협상한 끝에 첫 번째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어 김성근 감독 요청으로 첫 협상이 결렬됐던 송은범과 5일 인천에서 다시 만나 계약에 성공했다. 
백미는 마지막 배영수 영입. 타구단 협상 마지막날이었던 3일 한화 프런트는 김성근 감독의 요청에 다시 또 움직였다. 이미 김준기 팀장이 배영수와 3차례 전화통화로 어느 정도 교감을 이뤘고, 노재덕 단장이 이날 저녁에 대전에서 서울로 직접 올라가 담판을 짓는 추진력을 보였다. 배영수도 한화 프런트의 정성에 마음이 움직였고, 망설임없이 도장을 찍었다. 
한화에 오기 전까지 외부 FA 영입이 한 번도 없었던 김성근 감독에게는 정말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노재덕 단장은 "감독님이 새로 오셨는데 FA를 안 뽑을 수 없었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은 "구단과 FA 영입을 놓고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다. 투수 3명을 요청했는데 구단이 잘 받아줬다. 신경을 많이 써준 구단에 고맙다"고 감사해 했다. 이제 김 감독이 구단의 특급 정성에 보답할 차례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