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흐름을 바꿔놓은 FA 미계약 4인방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2.04 15: 01

대박을 꿈꾸며 FA를 선언했던 19명의 선수들. FA 협상 시작일로부터 14일이 지났고, 그 사이 우선협상기간과 원 소속팀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의 협상까지 모두 끝났다.
19명 가운데 15명은 보금자리를 찾았다. 원 소속팀 잔류가 확정된 선수는 8명, 그리고 팀을 옮기는 선수가 7명이다. 15명의 FA 계약 총액은 611억1000만 원으로 역대 최고금액(작년 532억5000만 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고액은 SK 잔류를 선언한 최정(4년 86억 원)이며 투수 가운데 최고액은 롯데가 제시한 88억 원을 거절하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4년 84억 원)이다. 현재까지 가장 낮은 액수에 계약을 맺은 선수는 한화에 잔류한 김경언(3년 8억5000만 원)이다.
반면 2주 동안 팀을 찾지못한 선수들도 있다. 내야수 나주환과 외야수 이성열, 포수 차일목, 우완투수 이재영은 원 소속팀과도, 나머지 구단들과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사실상 시장에 나가 선택을 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4일부터 내달 15일까지 프로야구 10개 구단 모두와 협상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원래 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일부 선수들은 원 소속팀이 우선협상기간 동안 제시했던 조건보다 더 낮은 금액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FA 신청은 선수의 정당한 권리다. 프로에서 10년 넘게 활약하며 힘들게 얻어 낸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번에도 21명의 신청가능 선수 가운데 박진만(SK)과 이원석(두산)만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 박진만은 SK 잔류의사가 컸고, 이원석은 군입대 예정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현실적으로는 신청 가능한 선수는 모두 FA 시장에 나왔다고 봐도 된다.
최정, 장원준 등 거물급 FA들은 큰 문제가 없다. 원 소속팀은 물론 나머지 구단들도 못 데려가서 애간장을 태우는 선수들이다. 그렇지만 몸값이 비싸지 않은 선수들은 FA 신청에 조심스럽다. 원 소속구단과 협상에 실패하면 시장에 나오게 되는데, '20인 외 보상선수'라는 조항이 너무 크게 다가온다. 아직까지 계약을 맺지 못한 4명의 선수 가운데 일부는 금액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 보상선수가 문제가 됐다.
이들은 원 소속팀과의 FA 협상에서 '어차피 시장에 나가도 보상선수 때문에 계약이 힘들다'며 성에 차지않는 계약조건을 제시받았다. 시장에 나올 때 나름대로 기대도 품었다. 일단 보상선수 없이 영입이 가능한 kt가 있었고, 보상선수와 무관하게 정말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줄 구단도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kt가 지난 달 29일 김사율과 박기혁, 박경수를 한꺼번에 영입하면서 문을 닫았다.
그래도 이들이 FA 시장에 나오면서 프로야구 흐름이 바뀌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에 따르면 당해년도 FA 신청선수 수에 따라 구단별 영입가능 인원이 달라진다. FA 신청선수가 1~9명일 경우는 구단별로 1명씩, 10~18명일 경우에는 구단별로 2명씩, 19~27명일 경우는 3명까지, 28명 이상이면 4명 영입이 가능하다.
올해 19명의 FA 신청선수는 역대 최다(종전 2012년 17명)였다. 그러면서 구단별 3명 영입 가능 커트라인에 살짝 들어왔다. 덕분에 kt는 3명의 선수를 영입, 내년 1군 진입에 본격 착수했고 한화 역시 투수 3명을 한꺼번에 영입하면서 순식간에 4강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미계약 4인방은 원 소속팀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성열과 차일목은 넥센과 KIA가 각각 기다리고 있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SK는 이번 FA 시장에서 최정과 김강민, 조동화까지 모두 잡으며 돈을 많이 써서 분위기가 미묘하지만 나주환과 이재영도 복귀가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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