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를 뛰면서 3골? 축구선수라면 좋은 활약이다. 하지만 농구선수의 기록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최근 고양 오리온스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오리온스는 3일 오세근이 빠진 안양 KGC인삼공사에 59-71로 패했다. 8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오리온스(13승 9패)는 최근 8경기서 2승 6패로 부진하다. 아직 4강 구도를 형성하고는 있지만 오리온스는 5위 KT(10승 12패)에 3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다.
KGC전 패배 후 추일승 감독은 선수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추 감독은 “팀이 슬럼프다. 환자도 있다. 동기부여 할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대폭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정신적인 부분부터 가다듬어야 한다”면서 선수들을 따끔하게 질책했다.

추일승 감독이 화가 날법한 경기내용이었다. 오리온스는 오세근이 빠진 KGC에게 리바운드에서 27-39로 졌다. 특히 공격리바운드를 10개나 내줬다. 장재석과 이승현은 자신보다 작은 선수가 막았지만, 손쉬운 골밑슛을 놓쳤다. 이날 오리온스의 야투율은 37%에 불과했다. 오직 트로이 길렌워터만 21점(야투 9/14, 64%)으로 제 몫을 다했다.
부진이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김동욱(33)이다. 이날 김동욱은 6개의 슛을 던져 모두 놓쳤다. 자유투로만 3점을 넣었다. 28분을 뛴 주공격수가 부진하니 오리온스는 추격에 힘을 잃었다. 외곽슛은 안 들어갈 수도 있다. 다만 노장으로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엿보기 어려웠다.
최근 5경기에서 김동욱은 22개의 슛을 던져 단 3개를 넣었다. 2점슛이 2/18로 11.1%, 3점슛이 1/4로 25%다. 11월 26일 KT전에서는 23분을 뛰면서 던진 7개의 야투를 모두 실패하며 '빵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3억 3000만 원을 받는 팀내 최고 연봉자로서 체면이 서지 않는 저조한 경기력이었다.
전문가들은 김동욱이 부상으로 몸을 늦게 만들었고, 재활기간 훈련자세도 불성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수로서 동기부여를 잃은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올 시즌 오리온스가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전력임에도 노장이 후배들을 이끌어주지 못하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결국 오리온스가 살아나려면 김동욱을 비롯해 팀의 노장들이 후배들을 이끌어줘야 한다. 팬들은 김동욱이 과거의 명성과 현재 고액연봉에 어울리는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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