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 2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두산이 최대어 장원준을 역대 투수 최고액에 영입하자 한화는 3명의 투수 FA를 차례로 영입하며 타구단 협상기간을 뜨겁게 달궜다. 최대어 선수에게 거액을 베팅한 두산의 올인, 3명의 선수에게 분산 투자한 한화의 다다익선 전략이 대조되고 있다.
두산과 한화는 과거 FA 영입에 매우 소극적인 팀이었다. 두산은 지난 2012년 말 홍성흔을 롯데에서 재영입하기 전까지 외부 FA 영입 한 번 없이 철저하게 내부 육성으로 자생했고, 한화도 2005년 말 김민재가 유일한 외부 FA 영입. 그 두 팀이 올 겨울 FA 시장 최고 큰 손으로 군림했는데 방법이 달랐다.
두산은 최대어에게 올인 전략을 취했다. 탄탄한 야수진에 비해 마운드가 항상 아쉬웠던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와 원투펀치를 이룰 강력한 토종 에이스가 필요했다. 선발투수 자원이 대거 매물로 나온 이번 FA 시장이 두산에는 기회였다. 투수 최대어 장원준이 롯데의 88억원을 거절하고 나오자 빠르게 접촉했다. 영입 대상은 오직 장원준, 다른 FA는 보지도 않았다.

장원준에게 역대 투수 최고액 84억원을 베팅하며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것으로 두산의 FA 쇼핑은 끝이었지만, 아주 강력한 한 방이었다. 확실한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했던 두산에는 준척급보다 대어급 한 명이 적합했다. 김승영 두산 사장은 "1명 왔다고 우승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선발 보강으로 시너지효과가 나면 우승 기회가 올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반면 3년 연속 최하위 한화는 다다익선 전략으로 장원준 값에 권혁(32억원)·송은범(34억원)·배영수(21억5000만원) 3명의 FA 투수들을 끌어 모았다. 세 선수의 몸값 총액은 87억5000만원으로 장원준 한 명과 비슷하다. 물론 보상금까지 포함하면 한화는 109억7000만원으로 두산(90억4000만원)보다 많이 썼다.
한화도 장원준에게 관심이 없을리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우리도 장원준이 필요하기는 했다. 어느 팀 감독이라고 그런 투수가 필요 없겠나. 현장에서는 다 필요로 하지만 구단 입장도 있었다"며 "투수 3명을 요청했는데 구단이 들어줬다. 신경을 많이 써준 구단에 고맙다"는 말로 다다익선 전략에 만족했다.
한화 핵심 관계자는 "장원준을 무리해서 영입할 생각은 없었다. 좋은 선수가 나오면 그에 걸맞은 적정한 가치에 잡겠다는 원칙이 있었다"고 했다. 권혁·송은범·배영수 모두 FA 광풍 시대에 비교적 적정가에 잡았다는 평. 한화처럼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팀은 슈퍼 에이스보다 쓰임새 많은 투수들을 모으는 것이 낫다. 한화는 류현진이 있을 때에도 최하위였던 팀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두산과 한화 모두 FA를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이다. 방법은 달랐지만 목표한 바는 크게 다르지 않다. 두 팀이 신임 감독 체제에서 화려하게 비상할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