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피노키오' 윤균상, 진범과 영웅 사이…정웅인 이을까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2.05 11: 45

'피노키오' 윤균상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선보이며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8회에서는 극적으로 재회했지만 다시 멀어지는 친형제 재명(윤균상)과 달포(이종석)의 모습이 그려졌다.
달포는 13년 만에 형 재명을 만났지만,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다. 재명이 살인 사건에 연관돼 있다는 직감 때문이었다. 달포의 정체를 모르는 재명은 자신과 닮은 달포에게 왠지모를 친근감을 느꼈다. 달포는 그런 재명을 작은 목소리로 '형'이라 불렀다. 달포의 애틋한 마음을 모르는 재명은 달포와 자신의 외모를 비교하며 "우리가 닮았다고 하더라"며 미소 지었다.

재명이 진범이란 생각이 들수록 달포는 불안했다. 그는 재명의 거처와 차를 몰래 살폈다. 문제는 재명이 이를 눈치챘다는 것. "지금 쉬고 있다"는 달포가 실은 방송기자라는 것도 알게 됐다. 재명은 달포에게 "다시는 근처에 얼씬 거리지 마라. 기자들은 다 끔찍하고 여겹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재명 역시 달포와 똑같은 트라우마로 고통 받으며 살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살인을 저지르고, 다음 목표로 짐작되는 차옥(진경)과 인하(박신혜) 주변을 멤도는 재명. 실제 그의 성정은 맑고 착했다. 재명은 넘어지는 운송차 앞에 쓰러진 어린 소년의 모습에서 동생 하명(이종석)을 떠올렸고, 그는 자신의 트럭으로 운송차를 들이박아 소년을 구했다. 충돌 이후 차에서 나온 그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하명아 괜찮아?"라며 소년의 상태를 확인한 후 쓰러졌다.
13년 전 사건 이후 재명과 달포는 힘겨운 삶을 살아왔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재명은 생수 배달로, 달포는 택시기사로 어린 나이에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달포에겐 인하(박신혜)와 공필(변희봉), 달평(신정근) 등 제2의 가족이 있었다. 재명에겐 분노와 증오만 있었다. 그가 살인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그의 실제 모습인 선한 본성까진 지우지 못했다.
재명은 극중 가장 비극적인 캐릭터다. 처음엔 주인공의 숨겨진 형 정도였고, 본격적인 복수를 시작했을 때는 단순한 악역처럼 보여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좀 더 복잡한 인물임이 드러났다. 그는 복수의 화신인 동시에 정의롭고 온화한 영웅이었다. 때문에 그의 악행은 무섭거나 잔혹하기 보다 슬픈 선택으로 그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는 박혜련 작가, 조수원PD의 전작인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 2013)의 민준국(정웅인)와도 비교된다. 초반 민준국은 양심의 가책 없이 극악무도한 살인을 반복하는 사이코패스처럼 그려졌다. 그가 살인을 저지르게 된 이유와 정황이 뒤늦게 밝혀지며 반전을 선사했다. 하지만 재명은 초반부터 배경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악인이지만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187cm의 큰 키, 훤칠한 외모 등 낯선 얼굴의 배우가 주는 신선함도 한 몫 했다.
재명의 복수는 이제 시작됐다. 그는 달포가 사랑하는 인하를 눈여겨 보고 있다. 특히 인하는 취재 중 우연히 재명의 사건을 직접 목격했고, 재명과 인연을 맺을 것으로 보여진다. 재명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웅인은 '너목들' 이후 친근한 이미지를 벗고 악랄한 악역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윤균상이 박혜련 표 악역의 계보를 이으며 '피노키오'의 발견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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