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잔혹사의 한화가 재활용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한화는 5일 롯데에서 3년 동안 활약했던 외국인 좌완 투수 쉐인 유먼(35), 2012년 삼성에서 활약한 우완 투수 미치 탈보트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두 투수 모두 한국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다는 게 공통점. 외국인 투수 잔혹사에 시달린 한화의 돌파구는 재활용 카드였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외국인 투수와 참 인연이 없는 팀이다. 한화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외국인 투수는 2007년 세드릭 바워스가 유일하다. 11승을 올린 그는 13패도 함께 당했다. 재계약에 실패하며 1년만 활약하고 팀을 떠났다. 나머지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어느 누구도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특히 2009년부터 최근 6년 사이 5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데에는 외국인 투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2009년 에릭 연지(1승7패·7.04) 2010년 호세 카페얀(0승11패·9.15) 훌리오 데폴라(6승12패·4.58) 프랜시슬리 부에노(1승3패·9.10) 2011년 데폴라(1승3패·5.48) 오넬리 페레스(4승1패6세이브·5.83) 2012년 브라이언 배스(0승1패·48.60) 2014년 케일럽 클레이(3승4패·8.33) 라이언 타투스코(2승6패·7.07) 등이 실패를 맛봤다.
2011~2013년 3년 동안 활약한 데니 바티스타(14승13패18세이브4홀드·3.70)가 그나마 성공작. 그러나 그 역시 풀타임으로 꾸준함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전년도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2013년 대나 이브랜드(6승14패·5.54) 2014년 앤드류 앨버스(6승13패·5.89)도 결과적으로는 실패작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새얼굴'이라는 점이다. 한국 리그의 특성과 스타일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며 계속해서 헤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김성근 감독은 국내에서 뛰었던 선수들과 일본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을 위주로 새 외국인 투수 리스트를 확인했고, 내부적으로 재활용 카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마침 유먼과 탈보트가 시장에 나왔다.
유먼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롯데에서 88경기 38승21패1홀드 평균자책점 3.89을 기록했다. 탈보트도 2012년삼성에서 25경기 14승3패 방어율 3.97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현재 시점에서 두 투수 모두 특급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기본은 해줄 수 있는 검증된 카드인 건 분명하다.
한화가 타팀에서 나온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 것은 두 번 있었다. 1998년 삼성에서 뛰었던 호세 파라가 2002년 한화에 왔지만 31경기 3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6.00에 그쳤다. 2003년에는 1999~2001년 롯데에 몸담았던 에밀리아노 기론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15경기 3승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하지만 파라와 기론 모두 시즌 중간에 들어온 대체 선수였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화의 외국인 투수 재활용 카드는 유먼과 탈보트가 사실상 처음. 유먼과 탈보트가 한화의 오래된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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