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하게 했던 약속은 채 하루가 지나기 전 깨끗하게 무시됐다. 이제 더이상 축구계의 문제가 아니다.
프로축구연맹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최근 구단 관계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로 K리그 명예 훼손 논란을 일으킨 성남FC에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구단에 대한 징계와 개인에 대한 징계로 그 유형을 나누고 있는 연맹 규정에 따라 이 중 개인에 대한 징계의 경우 선수, 코칭스태프를 제외한 모든 구단 관계자에 대한 징계는 해당 구단으로 부과하게 돼 있어 이재명 구단주 개인이 아닌 성남 구단에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개인에 대한 징계는 경고, 제재금, 특정 수의 경기나 특정 기간 또는 영구 출장 정지, 모든 직무의 일시적 또는 영구적 자격 정지 등의 단계로 나뉘며 이날 이 구단주가 받은 경고는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다.
조남돈 상벌위원장은 "이 구단주가 오늘 상벌위에 자진 출석해 1시간 20분간 진솔하게 앞으로 프로축구 발전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시민구단으로서 어려운 여건에도 그동안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경고 처분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프로축구연맹이 이재명 구단주에게 백기를 든 모습이었다. 특히 상벌위 출석 직전 "제명을 시켜달라"며 목소리를 내세웠던 이 구단주가 그 후 "연맹과 공감대를 가졌다"라며 조용하게 넘어간 모습을 통해 프로축구연맹이 사실상 의미없는 카드를 제시했지만 이 구단주와 성남은 이를 완전히 던져 버렸다.
이재명 구단주는 연맹 결정이 알려진 이후 SNS를 통해 "경고도 징계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회원사가 연맹의 운영 잘못을 지적하며 잘하라고 쓴소리를 했다고 징계? 단순 경고조차도 받아들일 수 없다. 재심 청구는 물론 법정 투쟁을 통해서 반드시 연맹의 잘못을 입증하겠다"는 분명히 했다.
상벌위로부터 경고 징계를 받은 이 구단주는 15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연맹은 재심 청구 접수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이사회를 열어 이 구단주에 대한 징계 내용을 재논의 한다. 만약 이사회 재심 결정까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이 구단주는 상위기구인 대한축구협회 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물론 현재 이 구단주의 입장은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말이다. 이미 연맹은 성남 경기의 오심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 이 구단주가 진솔한 태도를 선보였기 때문에 프로축구연맹도 냉정하게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다.
조남돈 위원장은 "조 위원장은 이 구단주가 제기한 오심 의심 사례에 대해 "성남이 받은 것만이 결정적 오심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없고, 그 경기에서 어느 한 팀을 불리하게 하거나 유리하게 한 판정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이재명 구단주가 주장한 나머지 2경기도 경기 직후 실시된 심판판정 분석 결과 전혀 문제가 없는 판정으로 드러난 바 있다. 따라서 3건의 판정이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리그 운영의 대표적 사례로 성남이 부당하게 승점을 뺏겼다고 하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정몽규 회장의 관람으로 부산전에서 피해를 봤다는 이 구단주의 주장에 대해 그는 "마치 심판이 정몽규 회장을 의식해서 오심을 한 것처럼 일반인으로 하여금 인식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 구단주의 행동은 쓴소리를 넘은 모양새다. 축구계를 좌지우지 하겠다는 모습이다.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올 수 있게 만들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이야기와는 완전히 반대의 모습이다.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분명 축구를 순수한 축구로 받아 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는 분명하게 나타낸 모습이다.
결국 목적을 완벽하게 달성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없다는 의지다. 프로축구연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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