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보이는 가사 맞히기가 이리도 어려울 줄이야. ‘끝까지 간다’는 데뷔 20년차 가수 이재훈도 무릎 꿇게 만드는 예능프로그램이었다. 자신 있는 노래도 연주가 시작되면 머릿속이 ‘리셋’ 됐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백인백곡-끝까지 간다’(이하 끝까지 간다)에서는 이재훈, 이정, 걸그룹 레인보우의 지숙, 재경, 현영, 배우 박준면이 100인의 선곡단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가사 맞히기에 나선 내용이 전파를 탔다.
‘끝까지 간다’는 5인의 스타와 100인의 선곡단이 함께 하는 노래 대결 프로그램으로 선곡단의 애창곡을 스타가 틀린 부분 없이 4단계까지 무사히 불러내면 세계여행상품권이 주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 소개만 봤을 때는 가사 맞히기가 꽤 쉽게 생각된다. 하지만 데뷔 20년차 가수 이재훈도 긴장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

대형세트 위에 흐트러지듯 가사를 배열해 노래하는 이를 당황하게 만든다. 조각조각 흩어져 떨어지는 가사를 조합해 정확히 불러내야만 미션을 무사히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꽤 어렵다. 특히 4단계에서는 대형세트에 수많은 가사들이 흩어져 있어 가사를 찾아내는 것도 일이다.
지금까지 6회가 방송됐지만 해외여행 티켓을 거머쥔 스타는 개그우먼 김현숙 한 명 뿐이었다. 김태우, 이정, 손호영, 바다, 규현 등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이 출연했지만 모두 4라운드까지 가는데 실패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이정과 이재훈, 걸그룹 레인보우의 재경, 현영, 지숙, 배우 박준면 등이 모두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아는 노래라고 할지라도 가사들이 흩어져 있어 조합해서 부르는 것이 영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
이재훈은 2라운드에서 아이유의 ‘좋은 날’을 불러야 했다. ‘좋은 날’이 발표됐을 당시 어딜 가나 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노래방에서도 불렀던 노래였기 때문에 이재훈 또한 노래가 공개된 후 밝은 표정을 지으며 “당연히 안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이재훈의 태도를 봐서는 충분히 성공 가능한 노래였다.
그러나 반주가 시작되자 이재훈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재훈은 “갑자기 머리가 하얘졌다”며 크게 당황해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작을 보였고 가사를 잘 따라 부르는 듯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가사 맞히기가 시작되자 멘붕에 빠졌다. 리듬까지 놓친 이재훈은 그대로 자리에 앉아 빠르게 눈을 돌려가며 가사를 조합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고 손까지 떨었다.
상당히 당황한 이재훈은 “리듬을 놓쳐서 그렇다. 다시 하자. 리듬을 몰라서 그랬다”고 구구절절 설명까지 했지만 결국 탈락했다.
출연자들의 대거 탈락하면서 제작진이 긴급회의를 통해 패자부활전이라는 히든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탈락했던 출연자들이 다시 도전했다. 이재훈은 H.O.T의 ‘캔디’를 불러야 했고 또 다시 멘붕에 빠졌다. 랩부분부터 갈팡질팡한 이재훈은 쉽게 소화할 수 있는 후렴구까지 틀렸고 끝내 실패했다.
베테랑 가수들도 당황스럽게 하는 가사 맞히기 게임 ‘끝까지 간다’. 단순히 가사를 외워 노래하는 것이 아닌 가사를 조합해야 하는 상황에서 크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재미를 더하고 있는 ‘끝까지 간다’에서 또 어떤 가수들이 쫄깃한 가사 맞히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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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끝까지 간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