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우리 팀이 내년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거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야구는 해봐야 아는 것 아닌가요."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에 오른 이종운 감독은 비활동기간인 12월에도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아직 코칭스태프 조각을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누구를 어느 자리에 쓸 것인지 고민도 해야하고, 또 외부에 실력있는 코치를 한 명이라도 더 데려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게다가 전력에 구멍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 채울지도 고심하고 있다.
아직 전력 구성을 마친 건 아니지만, 내년 롯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선발진이다. 불펜과 타선은 크게 나쁜 편은 아니다. 전준우가 군입대를 했지만 짐 아두치를 영입했고 임재철까지 자유계약으로 데려오면서 외야진에 경험을 더했다. 손아섭이 재활로 가닥을 잡으면서 공격력은 올해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불펜에서는 김사율이 빠져나갔지만, 최대성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단단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그렇지만 선발진은 크리스 옥스프링+송승준에 아직 뽑지않은 외국인선수 한 명을 더한다 해도 두 자리가 남는다.

때문에 내년 롯데 성적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롯데 내부에서도 내년 시즌은 선수진을 다시 쌓아올리는 리빌딩으로 보고 있다. 이윤원 단장은 "감독님께 내년 성적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그리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팀을 이끌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 감독은 결코 '리빌딩'이라는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현재 우리 전력이 어떻든 우승이 목표가 아닌 감독이 어디 있겠는가.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감독 역시 내년 롯데가 갈 길이 멀다는 걸 인정한다. 그렇지만 아직 시작도 하기 전부터 약한 소리를 하는 건 감독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비록 장원준이 두산으로 갔지만 이 감독은 "우리 2군에도 좋은 젊은 투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이 이번 겨울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벌써부터 내가 기대된다"고 말한다.
특히 이 감독은 내년 강민호 부활을 주문했다. 이 감독은 "만약 내년에 강민호가 홈런 30개를 칠 수 있다면 어떻겠는가. 그 사실 하나만으로 롯데는 올해보다 내년 5승은 더 할것이다. 그러면 우리도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다. 그리고 강민호는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두둔했다.
이 감독의 말은 '내년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좋지 않은 성적에 그칠 것이라고 미리 겁먹고 들어가면 될 것도 안 될것이니 자신감을 갖고 시즌을 준비하자는 주문이다. "올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롯데가 최소 4강은 간다고 말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죠. 내년에도 뚜껑을 열어봐야 압니다. 우리 선수들의 능력은 충분합니다. 그걸 그라운드에서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제가 할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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