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미생’ 장그래, 더할 나위 없는 ‘케미메이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4.12.06 07: 12

어디다가 갖다 붙여놔도 시너지가 발생하는 캐릭터다. 배우 임시완이 연기하는 장그래는 오차장(이성민 분)부터 시작해 상사인 김대리(김대명 분), 동기 한석율(변요한 분)과의 관계에서 묘한 ‘케미’를 만들어내며 극에 활력을 더한다. 심지어 지난 5일 방송에서는 갈등관계에 있던 장백기(강하늘 분)와의 ‘콤비 플레이’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장그래, 그리고 그와 관계를 맺는 ‘미생’의 등장인물들 사이에는 일정한 공식이 존재한다. 갈등으로 관계를 시작한다는 점과 그 갈등이 해소된 이후에는 둘도 없는 가까운 사이가 된다는 것이다. 역대급 ‘브로맨스’를 선보이는 오차장과도 그랬고, 든든한 지원자가 된 영업3팀 김대리와도 처음부터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미생’에서 발생하는 인물들 간의 갈등은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사건사고들과 엮여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 해결돼 가는 과정에서 갈등이 해소 되고 오해가 풀리게 된다. 장그래를 응원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이 같은 요소들은 통쾌함 혹은 후련함으로 작용하며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장그래는 진심과 진정성이라는 열쇠로 굳게 닫혀있는 인물들의 마음을 연다. 그에게서 ‘잘 보여야겠다’가 아닌 ‘잘 해야 한다, 잘 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발견한 주변 인물들은 결국 장그래의 편이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왠지 모를 뭉클한 ‘케미’들이 만들어진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미생’ 15회에서는 장백기가 장그래와 한 발짝 가까워졌다. 그 또한 장그래의 진정성과 간절함을 발견하고 “내일 봅시다. 장그래 씨”라는 대사를 남긴다.  
이날 장그래는 오차장에게 ‘10만 원으로 장사하기’ 미션을 받는다. 이에 흥미를 느낀 철강팀 강대리는 장백기에게 장그래를 도와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좋은 경험이 되리라 판단한 것.
두 사람은 갈등의 골이 가장 깊어진 시점에서 함께 미션 수행하게 됐다. 장그래는 10만 원으로 길거리에서 양말과 속옷을 구매했고, 장백기와 판매에 나선다. 먼저 장백기의 학교 선배를 찾았지만 판매를 거부당했고, 다급해진 장그래는 지하철에서 판매를 진행한다. 무릎까지 꿇어가며 간절하게 양말을 판매하고 있는 장그래를 보던 장백기는 “나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장백기 씨보다 순간순간이 절박하다”는 그의 말을 떠올린다.
지하철 판매가 실패로 돌아간 후 장그래는 한국기원을 찾는다. 장백기는 여기서 장그래가 바둑기사를 준비했었다는 과거를 알게 되고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이들의 ‘케미’는 마지막 장면에서 폭발한다. 장그래는 모든 판매를 실패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대중목욕탕을 발견하고 그 앞에서 판매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장백기가 창피함에 쉽사리 호객행위를 못할 것으로 예상한 그는 소주를 내민다. 함께 ‘깡소주’를 마신 뒤 판매를 시작한 것 이들은 만취해 코믹한 장면을 연출, 결국 양말과 속옷을 다 파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두 사람을 추억 하나를 갖게 됐다.
장그래는 그렇게 ‘진심은 통한다’는 진리를 입증해내고 있다. 그 진심과 진정성이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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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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