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희비가 엇갈리는 팀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용하지만 내실 있게 알찬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NC가 숨은 승자로 평가된다.
FA 광풍이 몰아친 올 겨울, NC는 FA 시장에 지갑을 열지 않았다. 지난 2년 연속 FA를 2명씩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지만 올해는 조용히 넘어갔다. 지나치게 과열된 FA 영입에 돈을 쓰기보다는 내부 육성과 외국인선수 투자로 효율성에 중점을 뒀다.
대표적인 게 내년 봄 미국에서 1~2군 통합 캠프를 여는 것이다. 1~2군 선수들 6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이 한 곳에서 캠프를 치르며 전체적인 선수층 강화와 유망주 육성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캠프라 파격적이다.

NC 관계자는 "2군 선수단도 원래 대만에서 해외 캠프를 차렸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김경문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서 통합 캠프에 대해 먼저 요청했고, 대표이사님과 단장님이 최종 결정하셨다"고 밝혔다. 내부 육성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현장과 프런트가 합심했다.
여기에 외국인선수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4일 특급 외국인선수 에릭 테임즈, 찰리 쉬렉와 각각 연봉 100만 달러에 재계약한 것이다. 100만 달러는 역대 공개된 외국인선수들의 연봉 중에서 최고액이다. 테임즈·찰리는 기본적으로 팀 잔류 의사를 나타냈고, NC도 최고 대우로 화답했다.
투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테임즈와 찰리를 잡는 데 성공한 NC는 남은 외국인선수 한 자리의 주인공도 신중히 결정하려 한다. 올해 함께 한 에릭 해커와 태드 웨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선수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NC의 외국인 스카우트 능력은 업계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
물론 내년 시즌 NC의 전력이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걱정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4명이나 쓰던 외국인선수가 이제 3명으로 줄었고, 1군 엔트리 +1명까지 신생팀 특혜들이 모두 사라진다. 유망주 투수 이성민도 특별지명을 받고 kt로 떠났다. 백업 멤버로 좋은 활약을 했던 권희동과 이상호도 군입대한다.
하지만 NC는 위험성이 큰 외부 FA보다 내부 육성과 외국인선수 투자로 효율적인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NC 배석현 단장은 "우리는 수많은 좋은 선수들이 있다. 2년 동안 경험을 많이 쌓았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가져간다면 지금보다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FA 영입이 없어도 스토브리그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NC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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