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팀에 온 건 좋은데…".
한화 신인 포수 김민수(23)가 데뷔 1년 만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김민수는 지난 5일 FA 이적한 한화 권혁의 보상선수로 낙점돼 삼성으로 이적했다. 상원고-영남대 출신으로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민수에게 삼성은 고향팀이다. 젊은 포수 자원을 필요로 한 삼성이 주저하지 않고 김민수를 뽑았다.
보상선수 발표 후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김민수는 "고향에 온 것은 좋은데 잘 모르겠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얼떨떨해한 뒤 "삼성은 내가 응원해온 고향팀이다. 어릴 적 대구시민야구장 바로 옆에서 살았다. 야구장 소리도 다 들릴 정도로 가까웠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한화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김민수는 "높은 순번에 지명받고 왔는데 한화에서 별로 보여준 게 없다. 기대에 못 미쳐 많이 아쉽고 죄송하다. 프로에서 처음 시작한 팀을 떠나게 돼 섭섭한 마음도 든다"고 털어놓았다.
2014년 2차 2번 전체 24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민수는 김응룡 전 감독의 눈에 들어 개막전 포수로 깜짝 발탁되는 기회를 잡았다. 시즌 초반 강한 어깨를 앞세운 정확한 송구로 도루 저지에서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 그러나 5월 중순 옆구리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뒤 조인성이 트레이드로 합류하며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았다.
올해 1군 35경기에서 타율 1할4푼9리 11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15개의 도루를 저지하며 3할4푼9리의 높은 도루저지율을 자랑했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는 34경기 타율 2할8푼7리 13타점 6도루를 기록하며 타격에서도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부상이 아쉬웠지만 2군에 내려가서 내 타격폼을 찾아 수정했다. 덕분에 타격이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지난 1년. 프로 첫 해를 돌아본 김민수는 "진짜 좋은 경험을 했다. 개막전 때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했는데 갈수록 하나씩 알게 되니 오히려 긴장하고 실수가 많아졌다.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며 "김응룡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기에 1군에서 좋은 경험을 해봤다. 한화 선배님들과 친구들도 다들 잘해주셔서 고마웠다"고 인사를 전했다.
김민수는 곧 국군체육부대 상무에 입대한다. 삼성 유니폼은 2년 후에 입을 수 있다. 한화는 군입대 예정자이기에 김민수를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뺐다. 삼성이 군입대를 앞둔 그를 지명하며 즉시 전력을 포기한 것은 포수로서 김민수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민수는 "삼성에서 좋게 봐주신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단 상무에서 몸부터 잘 만들겠다. 나중에 삼성에 가서도 빨리 적응해서 경쟁을 하고 싶다"며 "상무에서 포구·블로킹 등 수비 기본기와 타격 메커니즘을 보완할 것이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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