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버린 왼쪽' 쓴맛도 보고 교훈도 얻은 김진수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2.06 07: 00

쓴맛을 단단히 봤다.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했다고 해도 도르트문트는 도르트문트였고, 꼴찌 탈출을 믿어 의심치 않는 지그날 이두나 파크의 열기도 여전히 뜨거웠다. 김진수(22, 호펜하임)가 도르트문트 원정길에서 쓴맛과 교훈을 제대로 얻고 돌아오게 됐다.
도르트문트는 6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14-2015시즌 분데스리가 14라운드 호펜하임과 경기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지독한 부진 속에 3승 2무 8패(승점 11)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있던 도르트문트는 승점 3점을 추가, 14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반면 호펜하임은 5승 5무 4패(승점 19)로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부진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승점 획득을 노려본 호펜하임이었지만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주며 분위기를 빼앗겼고, 도르트문트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김진수는 피에르 오바메양에게 연이어 공간을 내주며 강팀의 저력에 혼쭐이 났다.

이날 호펜하임의 왼쪽은 거의 활짝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바메양은 오른쪽 풀백 루카스 피스첵과 함께 경기 시작부터 호펜하임의 왼쪽을 철저하게 공략해 무너뜨렸다. 이날따라 오바메양의 컨디션도 쾌조였다. 스피드를 앞세워 호펜하임의 왼쪽 측면을 두들긴 오바메양은 전반 17분 일카이 귄도간에게 이어지는 크로스를 올려줘 선제골에 일조했다.
이 선제골은 김진수에게 큰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공중볼 경합에서 피스첵에게 밀린 김진수는 자신이 빼앗긴 공이 오바메양을 거쳐 귄도간의 헤딩 선제골로 이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했다. 선제골을 넣고 분위기를 잡은 도르트문트는 이후로도 끈질기게 왼쪽 측면을 공략했고, 김진수는 오바메양과 맞대결에서 번번이 쓴맛을 보며 전에 없이 힘든 90분의 풀타임을 소화해야했다.
경기 후 독일 빌트는 김진수에게 평점 5점을, 김진수의 상대였던 오바메양과 피스첵에게 평점 2점을 매겨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이날 내려질 평가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부진에 빠져있어도 강팀은 강팀의 저력이 있는 법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인 김진수는 스피드가 주무기인 선수를 상대로 하는 협력수비, 그리고 영리한 플레이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이다.
김진수는 부상 회복 이후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출전,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내 주전으로 입지를 굳혔다. 팀에서 확고한 입지를 얻었으니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야할 시점이었다. 지난 13라운드 하노버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김진수는, 이번 원정길에서 쓴맛과 교훈을 나란히 얻어 가게 됐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젊은 수비수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와 자극을 마련하는데 있어 좋은 타이밍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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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펜하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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