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한 수 앞을 고민’ 범상치 않은 남기일 대행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2.07 06: 34

이렇게 침착하고 노련한 감독대행이 또 있을까.
광주 FC는 6일 창원종합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후반 30분 터진 김호남의 동점골에 힘입어 홈팀 경남 FC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지난 1차전에서 3-1 완승을 거둔 광주는 1승 1무를 기록, 3시즌 만에 K리그 클래식에 복귀하게 됐다.
챌린지 4위 광주는 강원 FC와의 준플레이오프, 안산 경찰청과의 플레이오프를 차례로 승리하고 경남과의 승강플레이오프까지 이겨냈다. 점점 더 어려운 고비가 이어졌지만 남기일 대행은 그 때마다 침착하고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담담하게 계획을 펼쳤다. 그리고 그 계획을 정말로 실천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강원을 1-0으로 격파했을 때 남기일 대행은 뜻밖에 다음 상대 안산을 먼저 거론했다. 그는 “안산과 올 시즌 대결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강원과 대결하기 전부터 안산전을 준비했다”고 실토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 수 앞을 고민했다. 보통 자신감이 아니었다. 과연 감독 대행 신분이 맞나 싶었다.
우연이 아니었다. 경남을 제치고 클래식 진출이 갓 확정됐을 때 남 대행은 이미 다음 시즌 클래식 시즌에 대한 구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플레이오프를 꿈꿔왔다. 1부 리그에 대한 계획을 나름 가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목소리는 조곤조곤 크지 않게 말했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더욱 놀라운 것은 광주의 승격이 어느 한 선수에게 의존한 결과가 아니란 점이다. 특출한 스타가 없는 광주는 11명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조직력으로 강자들을 하나씩 쓰러뜨렸다. 가장 빛난 인물은 다름 아닌 사령탑 남기일 대행이었다.
남 대행은 “좋은 선수를 데리고 와서 (클래식 경기를) 하면 감독으로서 쉬울 것이다. 구단재정상태 맞춰서 내년도 차근차근 만들어 가면 중반이후 선수들 기량이 올라올 것이다. 내년도 머릿속에는 구상돼 있지만 구단과 협의를 해봐야 한다. 감독대행 딱지를 못 떼서 내년은 머릿속에만 있다. 감독계약이 되면 그 때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있는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 얼마든지 클래식 팀들과 해볼만 하다는 계산이다.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는 시도민구단 입장에서 남기일 대행처럼 유망주를 키우고 성적까지 낸 사령탑은 보물이라고 볼 수 있다. 광주는 하루빨리 남기일 대행과의 정식계약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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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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