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돈벌기의 고단함..웃어도 웃는 게 아니야 [종합]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2.06 19: 44

MBC '무한도전'이 6일 극한 알바 두번째 기획으로 웃어도 짠한, 돈벌기의 고단함을 그려냈다.
멤버들이 허둥대는 모습은 여전히 재미있고 웃겼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전'이 아닌 '일상'이라는 점에서 마냥 웃기지만은 않은 방송이었다.
정준하는 한 홈쇼핑 전화상담원 근무를 체험했다. 그는 첫 전화부터 버벅대며, 상품을 찾지도 고객의 정보도 찾지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다른 직원을 바꿔달라는 요청도 있었고, 말하는 도중에 전화가 툭 끊기는 경우도 있었다.

하루종일 '죄송합니다'를 말해야 하는 근무는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다고 해서 절대 편하지 않았다. 85번의 '죄송합니다'를 말한 끝에 만난 한 고객은 감동 그 자체. 물건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고객은 정준하에게 "제가 더 감사합니다"라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면서 잠시나마 뿌듯할 수있는 순간을 선사했다.
8시간 동안 62통의 전화를 받은 그는 "몸은 힘들지 않지만 감정노동이 얼마나 힘든지 알겠다. 감사합니다 한마디의 위력도 알게됐다"고 말했다.
반면 택배를 싣는 아르바이트 현장에 투입된 하하는 초반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택배를 나르며 "적성을 찾았다. 테트리스처럼 박스를 꽂으면 된다"며 "어린 시절 테트리스를 정말 잘했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쉴 틈 없이 들어오는 택배의 양에 입을 다물지 못한 것. 겨우 한 트럭을 싣고, 다음 트럭이 들어올 때까지 고작 1분 가량 쉬는 것이 다였다. 하하는 작업장에게 "집에 보내달라"고 말하며 "상품 주문할 때는 몰랐다"고 지난날을 반성했다. 상품 분류도 너무 힘든 일이었다. 하하는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택배 3일 늦어도 된다"고 외쳤다.
힘겨워하는 하하에게 "아직 어려운 일을 하며 지내는 분들이 많다. 극한이라고 하시는데, 이 일은 극한까지는 아니다"고 말하는 상사의 모습은 어딘가 찡했다.
정형돈은 통영까지 내려가 굴까기에 도전했다. 드센 아주머니들과 호흡을 맞춰 굴을 까야했지만, 굴은 자꾸만 찢겨나갔다. 2시간 내내 까서 해낸 작업량은 고작 200g.
아주머니들은 근무 다음날 손가락이 퉁퉁 부어서 고생이 많다고 했다. 정형돈은 "통영이 인구 대비 정형외과가 가장 많다고 한다. 아주머니들께서 아침에 관절약을 먹고 출근하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일은 어머니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이 수학여행비라고 생각하고 열시간씩 까시는 거다"라고 감탄했다.
하드코어는 단연 탄광으로 내려간 차승원과 유재석이었다. 특히 차승원의 큰 키는 탄광에 매우 불리했다. 도무리 허리를 펼 수 없었던 것. 그는 석탄 먼지와 앞도 잘 보이지 않는 탄광에 거친 숨을 몰아 쉬었고, 30도를 웃도는 온도에 땀을 흘리며 초반부터 난항을 예감케 했다.
온 몸에 석탄을 묻힌 채 탄광 안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 무거운 걸 들고 왔다갔다 해야 하는 모습은 전혀 웃기지 않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갱 지주를 설치하는 작업에 착수했는데, 차승원은 "팔뚝에 알 생길 거 같다"면서 "연예계 생활 20년 중에 제일 힘들다. 정점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유재석은 "시간도 정말 안가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다니니까 온몸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그 와중에 마신 시원한 콜라는 감동 그 자체였다. 일을 마친 두 사람은 "우리는 이렇게 하고 간다지만 여기 계속 계신 분들은 얼마나 고생하시겠냐. 정말 감사드린다"고 진심으로 말했다. 유재석은 "막장은 삶의 터전이다. 막장이라는 표현을 함부로 써선 안될 것 같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이 기획으로, 우리가 초심을 찾은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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