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
NC 안방마님 김태군(25)은 올해 데뷔 후 처음으로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NC를 1군 진입 2년 만에 4강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안방마님답게 수치상으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고, 양의지(두산) 이지영(삼성)과 함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골든글러브는 공수를 종합한 '베스트10' 성격이 강하다. 공격과 수비를 따로 나눠 시상하지 않는다. 수치상으로는 공격적인 부분이 눈에 띄는 만큼 타격 성적이 좋은 포수들이 대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올해는 양의지가 타율 2할9푼4리 10홈런 46타점을 기록해 가장 유력한 황금장갑 후보.

상대적으로 김태군의 타격 성적은 떨어진다. 타율 2할6푼2리로 후보의 기준이 된 2할6푼을 넘겼지만 홈런 없이 23타점에 그쳤다. 양의지까지 갈 필요 없이 타율 2할7푼8리 3홈런 32타점을 기록한 이지영에게도 밀린다. 타격으로는 크게 내세울 게 없다.
하지만 수비적인 가치만 놓고 본다면 김태군의 공헌도를 짐작할 수 있다. 포수 성적은 눈에 드러나는 게 별로 없다. 올 시즌 김태군의 도루저지율은 2할7푼2리이고, 수비율은 9할9푼1리. 4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11명 중에서 각각 7위·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도루저지율이 아주 높은 건 아니지만 평균을 해주고 있는 김태군은 특유의 안정적인 블로킹과 포구 능력으로 투수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올해 NC가 팀 평균자책점 1위(4.29)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리그 전체 포수 중에서 두 번째 많은 785이닝을 소화한 김태군의 역할이 컸다.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올 시즌 NC는 김태군이 결장한 19경기에서 6승12패1무 승률 3할3푼3리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태군이 뛴 109경기에서 64승45패 승률 5할8푼7리를 기록했으니 그가 마스크를 쓸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NC는 전혀 다른 팀이 된다.
김태군은 "개인 성적은 의지형이 좋고, 지영이형은 우승 프리미엄이 붙는다. 나도 신생팀 포스트시즌 진출 프리미엄이 있지 않을까 기대는 하지만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며 "미국에서는 타격보다 수비에서 포수 가치를 많이 평가해준다. 나 역시 수비 부분에서 가치를 인정을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태군의 수비적 가치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얼마나 인정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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