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3팀, 리빌딩 시나리오 '엇갈린 출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07 06: 28

목표는 같다. 하위권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출발이 엇갈렸다. 한화는 출발 총성과 함께 뛰어나가기 시작한 반면 롯데와 KIA는 아직 출발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세 팀의 남은 겨울 행보가 큰 주목을 끌고 있다.
롯데, KIA, 한화는 올해 나란히 7~9위에 처지며 하위권의 오명을 썼다. 4강 진출 가능성이 일찌감치 좌절된 채 무기력한 시즌 막판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세 팀 모두 감독을 바꾸는 강수를 꺼냈다. 그로부터 한 달 이상이 지난 시점. 겉으로 드러나는 세 팀의 성적표는 엇갈린다. 한화가 가장 돋보이는 반면 롯데와 KIA는 아직 팬들을 설득시킬 만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몇 년째 최하위권에 처져 있는 한화는 가장 부지런히 움직였다. 재야에 있던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팀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강훈련을 추구하는 김 감독의 쩌렁쩌렁한 기백 속에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이 뜨거웠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유일한 내부 FA였던 김경언을 잡더니 외부 FA 시장에서는 권혁 송은범 배영수라는 투수들을 싹쓸이하며 2년 연속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력이 강하지 않은 한화로서는 팀의 구심점이 될 만한 선수들을 영입했다고 볼 수 있다. 김강민 장원준 등 가장 첫 머리에 있었던 선수들을 영입하지는 못했으나 마운드 개선의 희망을 봤다. 배영수는 선발진에서, 송은범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그리고 권혁은 왼손 불펜진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두 명(탈보트, 유먼)도 일찌감치 결정했다. 다섯 명의 투수들 앞에 모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김성근 감독의 역량에 기대를 걸 만한 재목들은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FA시장에서 정근우 이용규를 영입하며 야수진을 보강한 한화는 시즌 중반 SK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조인성을 영입하며 포수진도 보강했다. 여기에 올해 FA시장에서는 김성근 감독 야구의 중심축이 되는 마운드 재건을 노렸다는 점에서 최하위권 탈출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화가 바람을 일으킨다면 내년 4강 경쟁도 뜨겁게 타오를 수 있다.
반면 롯데와 KIA는 시작부터가 좋지 못했다. 롯데는 김시진 감독의 자진사퇴, CCTV 사찰 내홍을 겪으며 팀 정비가 늦었다. 이종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코칭스태프도 개편했지만 팬들의 여론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선동렬 감독의 재신임과 자진사퇴 해프닝을 겪은 KIA 또한 김기태 감독의 취임 이후 조용히 내실을 다지는 작업을 하고 있다.
두 팀 모두 FA시장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 또한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롯데는 투수 최대어인 장원준을 잃었고 김사율 박기혁도 kt로 떠나갔다. 외부 FA 영입을 망설였던 KIA 또한 송은범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이렇다 할 영입도 없었다. 각각 한 명씩 받아올 수 있는 보상선수가 전부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신임 감독이 최대한 빨리 자신의 색깔을 팀에 녹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현재 가진 자원을 잘 추스르는 작업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이 강하지 않은 만큼 다른 무형적인 측면을 잘 다스릴 필요도 있다. 아직 겨울이 남아있는 만큼 리빌딩 시나리오를 짤 시간은 충분하다. 앞서 뛰고 있는 한화를 쫓을 힘이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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