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정 vs 에이미, 올해 최고의 '국민 악녀'는? [Oh!쎈 결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2.08 07: 48

전에 본 적 없는 '악녀 탄생'은 올해 대중문화계 하나의 특징이였다.
올해 안방극장의 최고의 악녀는 '신들린 악녀' 연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MBC '왔다 장보리'의 배우 이유리는 '연민정'으로 배우로서 다시 태어나 2014 MBC연기대상의 대상을 강력하게 노리고 있다. 소위 '암유발자'로 불리기도 했던 연민정은 SBS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김서형)를 만든 김순옥 작가가 창조해낸 인물이다. 
신애리보다 '버럭'하지 않고, 자식까지 버렸다는 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악녀 연민정은 거짓말, 협박, 음모 등 못된 짓을 끝을 모르고 반복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욕망을 위해 폭주했다. 패륜과 살인미수까지 저지른 악녀다.

이유리는 이 연민정에 대해 "대본을 보면 비아냥, 비웃는, 하찮은, 협박 등이 (감정을 나타내는) 대본 지문에 다양하게 적혀있다. 이를 여러 방향으로 연구한다"라며 "만약 협박이라면, 1번 협박, 2번 협박, 3번 협박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원래 대본에 없었는데 매회 싸우는 장면이 반복되기에, 다양하게 연기를 하고 싶어서 직접 장보리(오연서 분)에게 '후'라고 바람을 불며 약올리는 장면을 넣은 일화는 유명하다.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 최고의 악녀로 꼽히던 SBS '야왕'의 주다해(수애)를 넘어섰다는 반응이다.
연민정과 주다해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친딸까지 버렸고, 시간이 지날수록 광기에 휩싸여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주다해가 당위성이 떨어져 비호감이라는 반응이 컸다면 연민정은 보다 '어설프지 않은 정확한 악역'이란 점에서 사랑받았다.
극장에서는 외화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가있었다. 인기다. 완벽한 커플에서 오싹한 부부가 돼 가는 두 남녀의 심리전을 스릴감 있게 그린 이 영화를 보고 실제로 여주인공 에이미와 연민정을 비교하는 시선도 꽤 있었다. 누군가는 영화 '원초적 본능'의 주인공 샤론 스톤을 떠올렸지만, 그래도 국내 관객의 올해 악녀 바로미터는 연민정이였다.
이 영화는 극 중 등장하는 "막장이 따로 없네"라는 대사처럼, 이른바 우리나라 막장 가족드라마에서 자주 본 듯한 설정과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데이빗 핀처 감독의 연출력으로 기품 있는 심리 스릴러가 됐다. 흥행도 성공, 지난 10월 개봉해 175만여명(영진위)의 관객을 모았다.
영화의 흥행에는 여주인공 로자먼드 파이크가 상당 부분 기여했다. 데이빗 핀처라는 브랜드와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할리우드 배우 벤 에플렉이 간판이지만 실상 영화를 보고나면 대부분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렇기에 로자먼드 파이크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수혜자이기도 하다.
로자먼드 파이크가 연기한 에이미는 극 중 동화의 제목처럼 '어메이징'하다. 나쁜 쪽으로. 극 중 에이미는 국민적인 인기를 모은 동화 '어메이징 에이미'의 모델인 인물. 행복한 삶을 꿈꾸던 '쿨한 여자' 에이미는 이상형과도 같았던 남자 닉(벤 에플렉)을 만나 결혼에 골인하지만 서서히 찾아오는 권태기와 달라지는 남편과의 관계를 맞딱뜨리며 고뇌에 빠지게 된다.
영국 런던 출신인 로자먼드 파이크는 에이미의 변해가는 복잡한 내면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마치 1인 3역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초반 우연히 만난 한 남자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는 시기, 결혼 5주년을 맞아 사라진 이후, 그리고 사건의 전말이 공개되는 후반부에서 각각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을 보는 듯 했다.
이 과정에서 에이미는 살인, 살인미수, 범죄 은닉 등의 다양한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협박과 거짓말에도 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악행이 극에 달하는 핏빛 베드신에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
연민정과 에이미의 공통점이라면 못되긴 하나, 묘한 매력으로 자꾸 보고 싶은 중독성을 일으키는 캐릭터라는 것이였다. 또한 극단적이긴 하지만, 일정 부분 여성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이 외에도 KBS 2TV '뻐꾸기 둥지'의 이채영, 영화 '타짜 -신의 손'의 이하늬 등이 올 해 악역퀸으로 주목받았다.
nyc@osen.co.kr
'왔다 장보리' 화면 캡처, '나를 찾아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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