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인생’ 험버, KIA에서 솟아오를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2.07 17: 12

KIA 타이거즈가 2015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투수를 영입했다.
KIA는 7일 필립 험버(32)와 총액 60만 달러에 계약했다. 신장 190cm·체중 95kg의 험버는 초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2012시즌에는 빅리그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 당시 메이저리그 역사상 21번째 퍼펙트게임 투수로 자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험버의 빅리그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2003년 1라운드 전체 3위로 뉴욕 메츠의 유니폼을 입고 큰 기대를 받았으나 메이저리그 정착에는 긴 시간이 걸렸다. 2006년 만 23세에 처음으로 빅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이듬해까지 5경기에 출장해 9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2008년 2월 메츠는 당시 최고 투수였던 요한 산타나를 데려오기 위한 트레이드 패키지로 험버를 포함시켰다. 메츠는 산타나 한 명을 얻으려 험버를 포함해 4명(데이오리스 가러·카를로스 고메스·케빈 멀비)을 미네소타로 보냈고, 산타나는 메츠와 투수 최고액인 6년 1억37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험버는 산타나의 반배급부인 만큼, 미네소타에서 어느 정도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2008시즌과 2009시즌 1승도 올리지 못했고 2년 동안 평균자책점 6.10으로 부진했다. 험버는 2009년 12월 캔자스시티와 FA 계약을 체결했지만, 캔자스시티서도 험버의 야구인생을 풀리지 않았다.
반전은 2011시즌에 일어났다. 캔자스시티에서 방출된 험버는 한 달 만에 오클랜드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이 맞았다.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은 첫 해인 2011시즌 28경기 163이닝을 소화하며 9승 9패 평균자책점 3.75로 마침내 풀타임 빅리그 투수가 됐다.
험버의 기세는 2012시즌 초반에도 이어졌고,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2012년 4월 22일 시애틀을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것이다. 당시 험버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나는 빅리그에서 1승을 달성할 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정말 행복하다. 그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지만, 이번 일은 내 인생의 리스트에서 가장 위에 자리할 일인 것 같다”고 웃었다. 퍼펙트게임으로 인해 험버는 아메리칸리그 이주의 선수로 선정됐고, 화이트삭스 팬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축하전화도 받았다.     
문제는 퍼펙트게임 이후였다. 험버는 퍼펙트게임 이후 3번의 선발 등판에서 13⅓이닝을 소화하며 20점을 내줬다. 오른쪽 팔꿈치 부상까지 당하며 한 달을 쉬었다. 결국 험버는 화이트삭스 선발진에서 탈락, 불펜투수로 자리가 바뀌었다. 험버는 2013시즌 휴스턴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0승 8패 평균자책점 7.90으로 고개를 숙였다. 2014시즌에는 한 차례도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했고, 오클랜드 산하 트리플A 새크라멘토에서 6숭 4패 평균자책점 3.65를 올렸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무대에 진출했으나, 험버는 아직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만 32세다. 힘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수는 아니지만, 패스트볼 로케이션과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로 타자를 잡을 줄 안다. 2012년 4월 퍼펙트게임 이후 하강곡선을 그렸던 험버의 야구인생이 KIA에서 상승곡선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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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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