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26)이 국내 잔류를 선택하면서 해외 진출을 미루게 됐다.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았고 양현종에겐 바로 다음 시즌이 더 중요해졌다.
KIA는 7일 보도 자료를 통해 투수 양현종이 2015시즌에도 잔류한다고 발표했다. 양현종은 “향후 해외 진출의 꿈을 미루기로 했다”면서 “우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뒤, 다시 한 번 빅리그 진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양현종은 사실상 2016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어 미국행을 다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그러나 KIA는 양현종에게 제시된 포스팅 최고액(150만 달러 추정)에 만족하지 못했다. 양현종은 당초 적은 금액에도 해외 진출을 원했으나 KIA와 상의한 끝에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도전엔 실패했으나 일본 쪽으로 눈을 돌리며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양현종의 향보가 꾸준히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양현종은 고심 끝에 해외 진출을 미루게 됐고 팀에 최선을 다하기로 결정. KIA도 팀 에이스의 잔류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구단으로선 팀 에이스를 적은 금액에 보낼 순 없었다. 물론 구단에 들어오는 이적료도 중요하지만 에이스에 걸맞은 자존심을 챙겨주는 일 역시 구단의 몫이었다. 결국은 메이저리그 팀들로부터 가치가 큰 선수라고 평가받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양현종의 2015시즌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29경기서 16승 8패 평균자책점 4.25를 마크했다. 무엇보다 17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개인 단일 시즌 최다 이닝을 투구했다. 비록 KIA는 정규시즌을 8위로 마치며 부진했으나 에이스 양현종의 활약은 KIA에 큰 희망이 됐다. 하지만 국내 리그서 7시즌 동안 98승 52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꾸준한 활약을 보였던 류현진과 비슷한 수준의 대우를 받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KIA는 2015시즌을 앞두고 김선빈, 안치홍이 군 입대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외부 영입 없이 특별지명, FA를 통해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KIA로선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음 시즌 당장 에이스 양현종의 임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팀이 더 안 좋은 상황에서 지난 시즌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친다면 그의 몸값은 자연스레 상승할 수밖에 없다. 2012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이전 소속팀이었던 한화의 순위에 상관없이 매 시즌 에이스 임무를 해냈고 이는 해외 진출이라는 결실로 맺어졌다.
양현종은 해외 진출에서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이는 후퇴를 의미하지 않는다. 앞으로 2년 동안 더 성장해 모두가 인정하는 국내 최정상급 투수로 자리 매김한다면 양현종의 가치는 급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당장 눈앞에 놓인 2015시즌은 양현종과 KIA에 모두 중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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