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보상선수 선택이 다가오고 있다. 그 이전에 두산 베어스의 선택이 어떻게 끝났는지가 매우 큰 관심사다.
KBO 규약에 따르면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계약에 대한 총재 승인이 떨어진 뒤 3일 안에 선수의 이전 소속구단에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장원준(29)을 두산에 내준 롯데는 3일 이내에 보상 조건(장원준의 2014 시즌 연봉의 300% 또는 연봉의 200%와 두산의 보호선수 명단 외 1명)을 선택하면 된다. 마감일은 오는 9일이다.
롯데의 선택은 제한적이다. 두산이 내놓은 보호선수 명단 밖에서 선수를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kt의 특별지명에 앞서 작성했던 보호선수 명단과도 다르다. 이번에는 롯데 맞춤형이다. 명단에서 빠질 경우 롯데가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을 우선 보호한 것이 이번 명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롯데는 FA 선수들을 지키지 못한 대가로 얻은 보상선수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2년 전 김주찬이 KIA 타이거즈로 떠났을 때는 홍성민을 지명해 장기적으로 선발투수가 될 자원을 확보했고, 홍성흔 이적 때도 김승회를 데려와 올해 마무리로 쏠쏠하게 활용했다.
이로 인해 이번에도 롯데가 ‘보상선수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수를 빼앗길 두산이 ‘화수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두터운 선수층을 지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당장 1군 경기에 투입 가능한 야수들이 풍부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한 팀이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짤 때 16~17명은 누가 봐도 포함되어야 할 선수들로 구성된다. 남은 3~4명을 두고 고민이 시작된다. 두산은 롯데가 주전 좌익수를 확실히 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외야수를 다수 묶었을 확률이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 롯데는 포지션이 중복되더라도 가장 좋은 선수를 뽑겠다는 방침을 드러내고 있다. 영입한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도 있다는 뜻이다. 롯데 측에서 특정 포지션의 선수를 선발할 계획을 이미 가진 가운데 펴낸 고도의 심리전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kt의 특별지명 당시에는 오현택, 정대현 등이 두산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 지난 2년간 불펜에서 오현택만큼 해준 선수도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인 결정이었다. 그만큼 두산은 많은 유망주들을 보호했다. 그러나 당시 보호했던 유망주들을 이번에도 그대로 안고 갔을지 미지수다.
kt와 달리 롯데는 당장 2015 시즌 성적 부담이 큰 팀이다. 롯데가 심리전을 전개했을 수 있지만, 두산 역시 롯데의 상황을 보고 판단할 시간은 충분했다. 현재 롯데의 손에 전달된 두산의 보호선수 명단도 이러한 롯데의 입장을 십분 고려한 결과일 것이다. 받아놓은 명단을 보며 고심을 거듭할 롯데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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