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만족스러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보낸 SK지만 아직 남은 이슈가 세 가지나 있다. 집으로 돌아온 FA 미계약 선수 2명과의 협상,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김광현의 종착, 그리고 전력의 핵심인 외국인 선수 선발이다. 이번주가 지나면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시즌 뒤 김용희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선언한 SK는 FA시장에서 최정(4년 총액 86억 원) 김강민(4년 56억 원) 조동화(4년 22억 원)를 붙잡으며 집안단속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A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타 팀들이 휩싸인 폭풍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연봉 협상이 이뤄질 본격적인 스토브리그를 앞두고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시장에 나갔지만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한 내야수 나주환과 불펜투수 이재영의 거취 여부다. 두 선수는 원소속구단 협상기간 중 SK의 제시액을 거부하고 시장에 나갔으나 타구단 협상기간 중 새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현재는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신분이다. 그러나 이미 다른 구단들이 한 번 지나친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이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가장 적극적이었던 한화와 kt는 FA 선수를 세 명 영입해 더 이상 한도가 남아있지 않다. 나머지 팀들은 FA시장에서 철수한 채 내년 전력을 그리고 있다.

이 선수들이 시장에 나가 새 둥지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던 SK는 당황하면서도 고민에 들어갔다. 이미 FA시장에 164억 원을 쏟아부은 SK는 남아있는 예산이 많지 않다. 예산이 넉넉했다면 두 선수와의 우선협상 때 타결을 이뤄냈을 것이다. 즉, 선수들이 원하는 금액을 안겨주기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려도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SK는 지난 4일과 5일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전원, 그리고 임원일 대표이사와 민경삼 단장을 중심으로 한 프런트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이번주 내에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협상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선수들도 상황이 급해진 만큼 이번주에 있을 몇 차례의 만남에서 대략적인 결론이 날 것이라는 게 SK의 예상이다. SK는 내부적으로 이 선수들에게 구단 최초 제시액 이상은 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후한 구단 제시액을 기대할 수는 없는 만큼 선수들이 이를 수용할 것인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두 번째 이슈는 MLB 도전을 선언한 김광현의 계약 여부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 문을 두드리고 있는 김광현은 현재 샌디에이고와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팅 금액이 예상보다 적었던 만큼 어느 정도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몰려있다. SK는 구단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허가한 만큼 김광현이 최대한 좋은 대우를 받고 MLB에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김광현의 협상 마감일은 12일이다.
세 번째는 외국인 선수 선발이다. SK는 올해 외국인 선수 홍역을 겪은 만큼 내년에는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달려들고 있다. 타 팀들이 하나둘씩 외국인 선수를 채워가는 것에 비해 다소 속도가 느린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 트래비스 밴와트의 재계약 협상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는 은연 중에 재계약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나머지 두 선수는 9일(한국시간)부터 열리는 MLB 윈터미팅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영입 대상 리스트는 모두 짜인 만큼 현장과의 공조 속에 상황을 지켜보며 시시각각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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