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차씨네 가족의 이야기가 몰입도를 높인다. 내 얘기, 내 아버지, 또 내 가족 같은 이들의 소소한 일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의 따뜻하면서도 각이 살아있는 이야기들이 적절한 긴장감과 감동을 함께 전달하며 사랑 받는다.
지난 7일 방송된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는 영설(김정난 분)의 외도를 의심하는 중백(김정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중백은 첫 아이를 낳은 후 더는 임신하지 않기 위해 수술한 상황에서, 영설이 뜻밖의 임신을 하자 괴로워했다. 그는 영설을 사랑하는 만큼 더욱 힘들어했고, 결국 순봉(유동근 분)에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놨다. 이로 인해 차씨네 가족은 발칵 뒤집힌 상황. 하지만 의사인 강재(윤박 분)는 아주 적은 확률로 임신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전해 영난의 결백이 단번에 밝혀졌다.
하지만 영난이 받은 상처까지 눈 녹듯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중백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산지 14년. 영난은 남편과 가족들이 자신을 의심했다는 사실이 말도 못하게 서러웠고, 중백에게 이혼하자고 말하면서 눈물을 쏟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안겼다.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기에 꼭 확인해야 했고, 가장 믿었던 가족에게 받았던 의심이라 더욱 아팠던 에피소드였다.

또한 사고뭉치 막내 달봉(박형식 분)은 직장에서 진행된 신메뉴 품평회에서 1등을 하지 못했음에도 가족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1등을 했다는 착한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달봉의 인생 첫 1등에 순봉은 눈물까지 흘리며 기뻐했고, 다른 가족들도 그의 대견한 모습에 감동 받았다. 달봉은 자신의 1등에 감격해 동네방네 소문을 내는 가족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어, 자신밖에 생각할 줄 몰랐던 달봉이 어느덧 성장했음을 알게 했다. 달봉이 가족에게 가짜로 기쁨을 전한 후 어떻게 이 상황을 수습하면서 또 한 번 성장할지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가족끼리 왜이래’의 소소한 일상은 현실에 있을 법한 일이 이어지면서 시청자와 탄탄한 공감대를 쌓고, 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날 없이 늘 복작복작한 차씨네지만, 어쩜 그렇게 일이 끊이지 않느냐는 말에 가족이니까 그런다고 말하는 며느리 효진(손담비 분)의 말처럼 이들의 모습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을 무리한 설정 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중이다.
차씨네 중심 순봉이 남은 3개월의 시간을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무심했던 자식들을 ‘불효 소송’이라는 장치를 가지고 변화시키는 '가족끼리 왜이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바라도 그게 당연한 듯 여겨지는 가족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 신경을 덜 써도 늘 같은 자리에서 나의 편이 돼주는 가족이라서 소홀하게 대했지만 사실은 그 어떤 관계보다 정성과 믿음, 사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뜨겁게 부딪히는 가운데, 이들의 집에 들어온 효진의 관찰자적 시선까지 더해지면서 가족이라는 집단을 대하는 다양한 시선과 의미가 얽히고설키며 재미를 더한다.
'가족끼리 왜이래'는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이 시대의 자식바보 아빠가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불효소송'을 중심으로, 좌충우돌 차씨 집안의 일상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웃음과 감동으로 전하는 휴먼 가족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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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왜이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