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멤버, 리멤버”라는 오글거리는 구호가 더는 반가울 수 없는 ‘1박2일’이다. 시즌 세 번째를 진행 중인 ‘1박2일’은 여섯 멤버와 제작진의 합이 오묘하게 들어맞으면서, 주말 저녁 안방극장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시즌3 방송 1주년을 맞아 첫 촬영지였던 강원도 인제를 찾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또 한 번의 초심 찾기 여행을 위한 멤버들은 훈훈한 첫돌 잔치로 포문을 열었으나 제작진 없이 멤버 여섯 명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는 본격적인 여정 속에서 다양한 돌발 상황을 통한 날것의 웃음을 선사했다.
강원도 인제는 '1박2일'의 혹한기 관련 촬영이 10여 군데 넘게 진행된 곳. 하지만 이를 미처 계산하지 못했던 멤버들은 여유로운 시간 속 제작진이 준 용돈을 무시하고 사비를 털어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다가 ‘1박2일’ 촬영지를 알려주는 시민들이 전하는 다른 장소로 향해 결국 미션에 실패했다. 촬영부터 이동까지 모든 것이 셀프였던 멤버들은 셀프 복불복에 셀프 벌칙까지 다양한 장치를 빛나는 리액션으로 풀어냈고, 올해 첫 입수자로 행운의 아이콘 정준영이 당첨되면서 큰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멤버들과 제작진과의 대결 구도로 간 이번 여행에서 멤버들이 툭 던진 장난 전화는 유호진PD를 완벽하게 속이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멤버들은 가수 수지를 섭외하라는 미션에 백방으로 노력하다가 결국 포기, 개그우먼 이수지를 섭외해 유PD를 압박하는 장난전화를 걸었던 것. 완벽한 성대모사에 속아 넘어간 유호진PD는 이후 멤버들이 밝힌 전화의 정체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누가 누굴 속이냐”는 놀림을 받았다.
이처럼 ‘1박2일’은 제작진이 준비한 판을 넘고, 규칙을 무시하면서 더욱 풍성한 웃음 포인트를 발굴하는 김주혁 차태현 김준호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 등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단합력으로 매번 다른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언제나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멤버들을 통제하는 듯 하지만 어딘가 허술한 제작진의 모습은 꾀 많은 멤버들과의 수평적인 구조 속에서 편안한 웃음을 가능하게 한다.
능글맞은 웃음을 흘리며 “이 멤버, 리멤버”를 선창하는 김준호. 또 이를 함께 외치는 멤버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 시청자를 기대하게 한다. 국내 여행지를 소개하는 ‘1박2일’은 시즌1부터 7년을 넘게 이어오는 중인데, 같은 장소라도 다른 멤버들과 다른 의미를 더한 이들의 여행기는 늘 새롭고 신선해 이들의 신나는 여행이 계속되길 바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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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