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 영입’ LG, ‘리즈 효과’ 기대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2.08 10: 31

역시 LG 트윈스의 선택은 헨리 소사(29)였다.
LG 구단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사와 총액 6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4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외국인선수 소식을 전하는 MyKBO 댄 커츠가 LG와 소사의 계약 소식을 알린 데 이어, 이날 LG 구단도 소사와 영입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됐음을 밝혔다.
레다메스 리즈를 원했던 LG가 리즈를 대체할 수 있는 소사를 노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리즈를 복귀시키기 위해 시즌 종료와 동시에 직접 도미니카로 건너갔다. 파워피처이자 이닝이터 리즈가 온다면 2015시즌 144경기 체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바라 본 것이다.

LG 투수들 또한 2014시즌 내내 “리즈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진다. 솔직히 리즈가 나오는 날에는 불펜진도 많아야 3명만 대기했었다. 리즈의 공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다음에 등판하는 투수는 상대 타자의 타격감이 무뎌진 상황에서 맞이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리즈의 복귀를 원했었다.
하지만 리즈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2년 3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LG는 리즈 영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LG는 소사와 넥센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을 알고 소사에게 다가가 소사 영입에 성공했다. 소사는 스토브리그 초반 일본 진출까지 염두에 뒀지만, 자신의 예상과 달리 국내 구단 외에는 계약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소사는 결국 LG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미있는 것은 소사와 리즈의 한국무대 성장과정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리즈는 2013시즌 차명석 코치의 조언 하에 리그 최고투수로 올라섰다. 리즈로 하여금 투구시 왼쪽 무릎을 굽히는 각도를 조절해 제구를 잡게 만들었다. 리즈가 커브에 욕심을 내자 투구패턴을 단순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리즈는 2013시즌 리그 최다이닝(202⅔이닝)·최다 탈삼진(188개)을 달성했다.
소사 또한 2014시즌 차 코치의 조언을 받았다. 잠시 LG를 떠나 해설위원을 했던 차 코치에게 염경엽 감독은 "소사가 공이 좋은데 맞아 나간다. 조언을 부탁한다"고 했고 차 코치는 소사를 향해 너무 여러 종류의 공을 던지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 흔히 소사하면 150km를 상회하는 싱커가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이 싱커가 제대로 구사되지 않으며 타자와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렸다. 이에 차 코치는 패스트볼 패턴을 포심 위주로 바꾸라고 했고, 염 감독은 소사에게 "포심 외에 패스트볼을 구사하면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소사는 리그를 지배했다.
실제로 소사는 2014시즌 전반기 9경기 54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 2패 평균자책점 6.79를 기록한 반면, 후반기에는 11경기 70⅔이닝 동안 6승 0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승리 아이콘이 됐다. 리즈와 똑같은 방향의 충고가 소사에게 적중한 셈이다.
소사의 홈이 잠실구장이 됐다는 것도 커다란 플러스 요인이다. 소사는 2014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잠실에선 단 2경기만 나섰지만, 1승 0패 평균자책점 1.38로 맹활약했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서도 3일 휴식 후 등판했음에도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로 6⅓이닝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소사의 강속구가 LG의 한국시리즈행을 막았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었다. 소사의 잠실구장 활약은 한국시리즈서도 이어졌다.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⅓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강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드넓은 잠실구장이 소사에게는 최고의 보호막이 것이다.
LG는 2015시즌 첫 두 달을 류제국 없이 보내야한다. 그만큼 외국인투수 2명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만일 소사가 기대한 것처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잠실 효과까지 완벽하게 누린다면, LG로선 이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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