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제2의 이원석-김승회' 사이에서 고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2.08 13: 47

즉시전력이냐 유망주냐.
'장원준의 유산'으로 누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게 될까. 장원준이 FA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롯데는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영입이 가능하다. 좌완 에이스가 팀을 떠난 건 전력에 큰 누수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두산으로부터 선수 지명이 가능해 그나마 가슴을 쓸어 내리는 분위기다.
지난 6일 두산으로부터 명단을 건네받은 롯데는 9일까지 보상선수를 선택해 통보해주면 된다. 주말에 명단을 받은 롯데는 8일 회의를 갖고 9일 최종선택을 할 예정이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굳이 일찍 발표할 필요는 없지 않나. 9일 지명선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지명은 현장에 의견을 많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의 전력공백은 명확하다. 투수가 부족하다. 붙박이 선발인 장원준과 선발-불펜을 오가며 활약 가능한 김사율이 팀을 떠났다. 마운드 공백을 메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롯데도 이번 지명에서 일단 투수쪽에 무게를 둔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그러나 이번에 두산은 투수 위주로 선수를 보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로서는 낼 것을 알려주고 하는 가위바위보나 다름없다. 롯데가 부족한 건 투수이기에 두산도 투수 위주로 보호했다. 그렇지만 롯데가 갑자기 생각을 바꿔 야수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이제 롯데가 선택할 차례다. 정말 투수가 필요하다면 베테랑 투수를 지명하면 되고, 그게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묶인 유망주 야수 쪽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일단 이 단장은 "개인적으로는 젊은 선수를 지명하는 게 맞는 방향이 아닌가 싶다"라고 밝힌 상황이다.
보상선수로 베테랑을 지명해서 가장 큰 효과를 본 구단은 롯데였다. 2012년 말 홍성흔이 두산으로 옮긴 뒤 우완투수 김승회를 데려왔는데, 작년은 마당쇠 역할을 해내면서 불펜에서 활약했고 올해는 주전 마무리투수로 도약, 20세이브를 올렸다. 반면 FA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보상선수로 꼽히는 사례인 이원석을 내준 것도 롯데였다. 롯데가 2009년 홍성흔을 영입하며 두산에 보상선수를 주게 됐는데, 당시 롯데는 두산의 풍부한 야수진을 감안해 투수 위주로 보호선수 명단을 짰다가 이원석을 내주고 말았다. 이원석은 두산 주전 3루수로 도약하면서 올해까지 6년 동안 610경기에 출전, 타율 2할7푼 48홈런 243타점을 올렸다.
만약 롯데가 투수를 지명한다면 당장 전력에 도움이 되는 베테랑을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최고의 기대치는 김승회다. 반면 야수 유망주 쪽으로 선회한다면 '제2의 이원석'을 노릴 것이다. 최근 보상선수와 2차 드래프트 등에서 쏠쏠하게 재미를 봤던 롯데이기에 이번 지명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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