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앞두고 있는 강정호(27, 넥센)의 주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 미 유력언론에서는 적어도 3개 팀 이상이 강정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는 등 포스팅을 앞두고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미 CBS스포츠의 컬럼니스트이자 MLB를 대표하는 소식통인 존 헤이먼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파워 히터인 한국인 유격수 강정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얇은 유격수 시장을 고려했을 때 놀라운 일이 아니며 뉴욕 메츠,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미 언론에서 강정호에 대한 평가가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구체적인 팀들을 언급하며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 보도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포스팅을 앞두고 강정호에 대한 주가가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강정호는 8일부터 12일까지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MLB 윈터미팅 이후인 오는 15일 포스팅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CBS스포츠는 “강정호를 2루에 더 적합한 선수로 보는 팀들이 있으며 몇몇 MLB 팀들은 그가 포지션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라면서 위에 언급된 팀들의 사정을 다뤘다. 리빌딩의 완성을 꿈꾸는 메츠의 경우는 유격수 포지션이 약한 상황이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스탈린 카스트로(시카고 컵스), 지미 롤린스(필라델피아)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영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카스트로는 컵스에서 트레이드 불가 대상으로 못박았고 롤린스는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오클랜드 또한 유격수를 찾고 있는 상황이며 샌프란시스코는 파블로 산도발(보스턴)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잃은 뒤 3루수를 찾고 있다. 강정호를 3루로 전향시켜도 되고, 혹은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친 조 패닉을 3루로 보내고 강정호를 2루수로서 활용할 수도 있다. 세 팀에게 강정호는 “기본적으로는 유격수지만 2루나 3루를 볼 수 있는 선수”라는 활용도가 어필을 하고 있는 셈이다.
CBS스포츠는 “메츠의 경우 알렉세이 라미레스(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데려오는 방안도 있지만 그럴 경우 그들이 자랑하는 젊은 투수들을 내줘야 할 수 있어 머뭇거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굵직굵직한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자연히 대가가 따른다. 때문에 보상선수가 필요없고 상대적으로 연봉이 저렴할 가능성이 있는 강정호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어 CBS스포츠는 “강정호는 꾸준히 좋은 기록을 내왔다. 2014년에는 타율 3할6푼4리, 출루율 4할5푼7리, 장타율 7할3푼3리에 116경기서 39홈런(실제 강정호는 117경기서 .356/.459/.739에 40홈런을 기록)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포스팅에 도전한다”라면서 “물론 가장 큰 의문점은 이 숫자들이 MLB에서도 (얼마나 손실 없이) 전환되느냐다. 하지만 몇몇 측면에서 그의 영입은 싼 거래(bargain)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MLB의 시각을 대변했다. 약점은 있지만,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강정호를 둘러싼 시장이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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