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프로야구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할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개최된다. 선수들로서는 한 시즌 동안 흘린 땀을 보상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수상자의 윤곽이 대략적으로 드러났지만 격전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오후 4시 5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한다. 올 한해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 선수와 감독·코치 등 현장 관계자, 그리고 야구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유종의 미를 장식하는 자리다. 지난 1일부터 진행된 미디어 투표는 이미 완료됐으며 이제 투표함을 여는 절차만 남아있다.
각 포지션별로 수여되는 올해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대략적으로 윤곽을 드러나 싱거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워낙 확실한 후보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투수 부문에서는 올해 20승의 대업을 장식한 앤디 밴헤켄(넥센)의 수상이 유력시된다.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빛난 동료들이 표를 가져가는 바람에 득표에 실패햇지만 골든글러브는 다를 것이라는 시각이다. “경쟁자가 없다”라는 말도 나온다.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KIA) 이후 5년 만의 외국인 수상자 탄생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1루수는 올해 52홈런을 치며 ‘50홈런 클럽’에 이름을 올린 박병호(넥센)의 3년 연속 수상이 확실시된다. 3할6푼5리의 고타율을 기록한 김태균(한화), 올 시즌 외국인 선수로서 3할-30홈런-100타점의 기록을 쌓은 에릭 테임즈(NC) 등이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2루수는 프로야구 역사상 첫 200안타의 대업에 힘입어 올해 정규시즌 MVP에 오른 서건창(넥센)의 무혈입성이다.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오재원(두산), 안치홍(KIA)도 평소 같았으면 유력한 후보의 성적이지만 올해는 서건창이라는 장벽이 너무 커 보인다.
유격수 또한 유격수 첫 40홈런의 기록을 세우며 환상적인 시즌을 보낸 강정호(넥센)의 3년 연속 수상이 예약되어 있다. 3루에서는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끈 박석민(삼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김민성(넥센) 황재균(롯데)이 뒤를 쫓을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가 얼마나 많은 표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박빙의 '삼국지'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명타자 포지션에서는 객관적인 성적(타율 3할8리, 32홈런, 101타점)이 가장 좋았던 이승엽(삼성)의 통산 9번째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수상한다면 이승엽은 골든글러브 역사상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다.
외야에서는 공격에서 강점을 보여준 최형우(삼성) 나성범(NC) 손아섭(롯데)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병헌(두산) 박용택(LG) 등 다른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낸 편이지만 객관적인 성적에 이 선수들이 한발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인당 3명까지 선출이 가능한 시스템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가 관심사다.
격전지는 역시 포수다. 올해 포수로서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준 이재원(SK)이 출전 경기수 미달로 빠지면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이지영(삼성) 양의지(두산) 김태군(NC)이 경쟁하고 있다. 공격 지표만 놓고 보면 양의지가 가장 나을 수 있다. 그러나 김태군은 세 선수 중 유일하게 100경기 이상에 출전했고 이지영은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을 견인했다는 측면에서 표심이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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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이지영-김태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