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 피곤한 11살, 엄마 욕심일까 사랑일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12.09 07: 09

이제 겨우 11살. 초등학교 4학년생인 서희 양이 12개의 학원을 다니느라 힘들다면서, ‘안녕하세요’의 문을 두드렸다. 학원 3군데만 빼달라고 엄마에게 부탁하는 서희의 고민은 해결됐을까. 엄마의 욕심일지, 사랑일지 모를 이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학원만 12개를 다니느라 입맛도 없고, 몸도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하는 서희 양이 등장했다. 서희는 요일마다 다른 학원을 다니면서, 숙제가 끝나지 않으면 새벽 3시까지 잠도 못 잔다고. 기상 시간은 오전 7시 50분. 등교는 8시 15분이다. 물론, 일요일에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런닝맨’을 볼 수 있지만, 일요일도 숙제는 꼭 해야 한다.
서희는 스케줄이 많기 때문에 학교에는 친구도 별로 없으며, 생일파티도 못 하고 학원을 가야해 서운했다고 털어놨다. 서희의 친구들은 서희가 공부를 잘해 영재반이지만, 힘이 없이 책상에 누워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증언으로 엄마의 입장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에 등장한 엄마는 “애들 있는 엄마들은 다 알거다. 요즘 엄마들은 다 이정도 보낼 거다. 수학만 해도 창의수학, 연산, 선행수학 등 한 과목만 해도 학원이 세 군데다. 서희는 보통이다”라면서 “서희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거의 꾀병이다”라고 서희가 학원에 가기 싫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마는 자신의 서포트대로 서희가 따라줘서 서희가 어떠한 분야의 최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서희의 엄마에게는 이 모든 것이 서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따뜻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었던 것. 서희의 엄마와 다른 교육방침을 가진 서희 친구의 엄마는 이러한 과도한 사교육을 비판했지만, 서희 엄마는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믿는 모습을 보였다. 서희는 엄마에게 영어, 역사, 정치 등의 학원을 빼달라고 부탁했고, 엄마는 서희의 일주일동안의 생활을 지켜 본 뒤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다양한 의견으로 관련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국 부모의 높은 교육열이야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11살에 12개의 학원, 새벽 3시 취침 등의 숫자가 정확하게 등장하자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 서희의 사연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는 중. 시청자들은 “엄마의 욕심” 혹은 “이게 현실”이라는 등의 반응을 전하고 있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신입인 부하 직원을 아낀다는 이유로 연애사는 물론 출퇴근, 주말까지 모두 접수한 팀장의 이야기도 등장하면서 과도한 애정이 사생활 침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듯한 모습을 보여 서희의 사연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욕심이 상대방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엿보게 했다.
jykwon@osen.co.kr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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