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 지창욱..소년, '천재 짐승남' 되다 [첫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12.09 07: 14

“아저씨. 내 이름 못 들어봤어요? 계약 그대로 한 글자 틀림없이 이행해 준다는 명성, 그 힐러가 바로 나에요.”
이 정도면 변신의 귀재라 해도 되겠다. 전작 MBC ‘기황후’에서 보였던 ‘찌질’하면서도 귀여웠던 황태자는 어디로 사라지고, 외모와 뛰어난 두뇌, 날렵한 싸움실력까지 천재적인 해결사 ‘힐러’만이 존재했다. 첫 방송에서 엿본 지창욱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지창욱은 지난 8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 ‘힐러’라는 코드 명으로 활동하는 업계 최고의 심부름꾼 서정후로 분해 연기 변신을 꾀했다.

서정후는 조력자인 아줌마 해커 민자(김미경 분)를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자신의 정체를 노출시키지 않은 채 살아가는 인물. 언젠가 태평양 한 무인도에서 살아가기를 꿈꾸고, 그래서 해결사 일을 하며 돈을 모으는 그는 업계에서는 코드명만 대도 알아주는 유명한 해결사였다.
이날 방송에서 지창욱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첫 장면부터 컴퓨터와 테니스 게임을 하며 날렵한 몸놀림을 보였던 그는 이내 상의를 탈의하며 탄탄한 복근을 보여줬다. 육체적인 매력과 더불어 이런저런 일들을 해결하는 최고의 해결사지만, 동시에 무인도를 꿈꾸는 순수한 서정후의 내면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어 서정후는 의뢰 받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최신식 장비들을 온몸에 탑재한 채 타고난 순발력과 재치로 무사히 의뢰인이 원하는 정보원과 정보를 빼냈다. 그 과정에서는 지창욱의 액션 연기가 빛을 발했다.   
고성철(이문식 분)과 지하철에서 접선을 하라는 미션을 받은 서정후는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심부름꾼들과 마주쳤다. 민자와의 조력으로 달리던 지하철을 멈추게 만든 그는. 고성철을 데리고 지하철 선로로 뛰어내려 탈출했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육중한 라이벌 심부름꾼들을 화려한 발차기로 날려 버렸다.
이후 다음 의뢰를 맡은 그는 김문호(유지태 분)가 찾고자 하는 한 여자를 추적했다. 어딘지 모르게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김문호가 찾고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여자주인공 채영신(박민영 분). 채영신을 예의 그 최첨단 장비를 사용해 찾아낸 서정후는 버스 안에서 그에게 접근했고, 우연히 버스가 흔들려 자신의 품에 그를 안게 됐다. 예상치 못한 해프닝은 두 사람 사이에 피어날 로맨스를 암시해 기대감을 줬다.
사실 서정후라는 캐릭터는 판타지적인 인물에 가깝다. 마치 유명 외국드라마 속 탐정 캐릭터인듯 외모면 외모, 뛰어난 두뇌에 화려한 격투기 실력까지 모든 것을 갖춘 ‘심부름꾼’, 혹 ‘해결사’라는 설정은 현실감이 부족했다. 그러나 지창욱은 치밀한 캐릭터 분석력을 발휘, 순정 만화 속에만 있을 것만 같은 이 캐릭터를 지상에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다소 문어체적인 성향이 있는 대사를 어색하지 않게 소화하는 능력이나 어디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액션 연기, 다양한 감정들을 내비치는 특유의 눈빛 연기가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 지창욱의 연기력을 새삼 실감하게 만들었다.  
eujenej@osen.co.kr
'힐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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